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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세상/아포리즘

재활용 쓰레기와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


나는 혼자 산다.
요즘 흔히 말하는 '혼밥, 혼술, 혼여'는 일상이 된지 오래다. 
이젠 일상이라기보단 그냥 생활이고 습관이다.

오늘도 소주 한병을 사러 나가는 길에 집안에 모아 두었던 종이류 쓰레기를 재활용을 위해 내다 버렸다. 
마침 추운 골목길에 한 어머니가 수집중이시라 직접 가져다 드렸더니, 내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말인 "복 받으라"고 하신다.


사람의 습관은 오래간다.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닌 나는 '폐품수집'이라는 기억이 있다. 
재활용이 가능한 신문,공책,달력 등 종이류를 모아 매주 월요일에 학교로 가져가야만 했다.
그렇다 보니 어릴 적 내 방에는 그런 종이만 쌓아두는 곳이 있었고, 공부하며 사용한 종이류들이 쌓여갔다.
(당시에는 현재의 A4용지가 아닌 갱지 16절지를 문방구에서 따로 팔았는데 나는 그것을 사서 연필로, 볼펜으로 연습하며 공부했다.)
그런 습관이 이어져 지금도 내 집엔 비닐/플라스틱류, 캔/병류를 따로 분류, 수집한다.
혼자 살아보면 알게 된다. 
비닐과 플라스틱을 포함한 석유 화합물의 부산물들이 얼마나 많이 넘치는지.


소주를 사 오는 길에 또 어머니를 만났는데 알아보시고는 고맙다고 하신다.
그래서 잠시 계시라 하고 집이 있던 소주병도 가져다 드렸다. 이번에는 "남자들은 이러기 힘든데..."하신다.남자는?

그렇다면 여자들은?

아, 그렇구나. 남자들은 소비만 하지 그 이후는 직접 신경쓰지 않는거다.
이땅과 지구의 미래를 위한 일인데 나서지 않는다니...

어쨌거나, 집으로 들어오면서 생각해 보았다.
재활용 쓰레기는 모아서 내놓으면 주택가에서는 누군가의 생활에 보탬이 된다.
그런데, 지금 국회에서 진행중인 국정조사 청문회를 보면 재활용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보인다.
지금 솔직하게 입을 열면 자신에게도 대통령에게도 큰 피해가 오겠지.
그렇지만, 생각해 보자.
사필귀정이 아니더라도 나이 먹고, 월급 받고 살면서 정도에 어긋나는 일을 저지를 정도면 이미 미래는 각오하는 것 아닌가?
거짓말만 늘어 놓거나 '사실을 숨기면 되지'하는 마음으로 나쁜 길로 들어섰던 것이라면 그들은 재활용되면 안된다!
이땅의 미래를 위해 절대 절대 있어선 안된다.
국민의 세금을 받으며 철저한 봉사를 해도 모자랄 판에 특정인의수행비서 노릇이나 하면서 사실을 숨기는 비굴함을 갖고 있는 이들은 그들의 자식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은 것일까?

9일의 탄핵소추안이 국회통과되고 헌법재판소의 빠른 결정으로 국민의 뜻을 거스른 망할 대통령을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   
초고령화 사회로 가는 이 나라를 사는 서민들의 미래가 한밤중에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수거하는 것보다는 조금더 밝기를 희망하며 망할 최거시기 일당들의 제대로 된 처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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