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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세상/아포리즘

김창완의 '안녕, 나의 모든 하루'

여러분의 하루는 안녕하신지?

TV속 풍경은 소시민을 안녕하지 못하게 만들기 충분한 시국에 정말 안녕하신지? 

 

<< 먼저 밝혀야겠다.

작년부터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으로 주로 읽는다.

인터넷 전화의 기본요금에 2천원만 더 내면 된다는 말에 선뜻 장만한 태블릿으로 책읽는 습관과 즐거움을 다시 들이게 만들어준 고마운 녀석이다.

달마다 최소 1권에서 서너 권까지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서점 어플리케이션이 깔려 있고 매달 여러 권의 책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어) 읽고 있다. >>

 

제목이 귀여워서 읽기 시작했다.

책 제목이 귀엽다는 말이 어딘가 이상하고 어색하기도 하지만 내겐 사실이다.

친근한 외모의 가수이자 방송인인 김창완.

그가 쓴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안부이자,

반복되는 일상의 감춰진 의미들을 발견하는 숨은 오늘 찾기’,

매일 아침마다 지치고 공허한 마음에 힘을 주는 책이란다.

일단 마음 편하게 읽어보자.

 

 

먼저, 늘 그렇듯 책의 차례를 조목조목 들여 다 본다.

쓰러지는 방향으로 가야 쓰러지지 않는 자전거처럼

꽃들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폭로하기 전에

나의 빛깔에서 너의 냄새가 난다

내가 구름이거나 바람이었을 때

가끔은 큰 소리로 울었으면 좋겠다

 

김창완은 책 제목에서처럼 희로애락으로 가득 찬 하루하루와 자신의 마음가짐, 그리고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작은 발견에 대해 소박한 충고를 보낸다.

마음속에 큰 원을 그려 고운 마음, 기쁜 마음을 쓰면 착한 사람이 된 것 같다거나,

권태로운 일상에 찌들고 비틀어진 마음도 솜틀처럼 새 숨을 불어넣어 주면 좋다거나,

어제는 못 보거나 못 느꼈던 것들을 오늘은 찾으며 집중하면 그 오늘이 전혀 다른 날이 된다는 것이다.

, 모든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어 느끼고, 생각하게 만드는 김창완의 시도인 셈이다.

 

새끼를 가진 길고양이의 발자국과 큰 원에 쓰인 긍정을 지나자마자 놀란다.

어라, 이게 뭐지?

, 이제 드디어 전자책다운 책의 시작을 보게 되는 것이다.

화면 속 그림이 움직인다!

읽다 보니 전체적인 삽화는 수채화풍인데 많은 그림들이 움직인다.

단순한 형태지만 등굣길의 아이들은 뛰고, 자전거는 달린다.

이것이 시작일까?

1995년 말, COMDEX 기조연설에선가 빌 게이츠가 예견했던 쌍방향 미래의 하나인 교실혁명으로 봐도 될까?

어쨌거나, 반갑다.

 

책은 눈앞에서 얼굴을 보며 말하듯 쓰여 있어 전혀 어렵지 않아 술술 읽어 내려갈 수 있어 좋다. 약간의 편안한 생각과 따뜻한 차한잔 만 있으면 이 나의 모든 하루는 희망찬 밝음으로 가득찰 것 같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오늘한테 고맙다, 오늘이 있어 난 행복하다며 감사 표시를 하잔다. 그렇게 시작하는 하루가 과연 어제와 똑같을 수는 없다며...

책을 다 읽고 나면 김창완의 노래가 듣고 싶어진다.

아니 벌써에서부터 너의 의미’,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청춘’,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등과 산울림의 노래가 떠오른다.

그러고 보니, 안녕, 나의 모든 하루는 자신이 부른 노래와 맞닿아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