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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세상/이땅 곳곳

[공주여행] 계룡산 신원사에도 단풍이



갑사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왔더니 힘들다.
8km 정도에 불과하지만 언덕이 여러군데 있어 오르막에서는 결국 내려야 했고 내리막에서는 시속 30km짜리 맞바람을 맞으며 달렸다.
사실 스키와 자전거는 내리막을 달리는 기분으로 타잖아? 

근처의 갑사가 아주 많은 관람객들로 인해 넓은 유료주차장이 있는 반면 신원사는 버스 종점 같은 분위기로 주차는 무료다. 게다가 차를 타고 매표소 안쪽으로 들어가도 된다. (나는 그러기 싫다. 절까지 걸어가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으므로.)

일요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고 있다. 관광버스가 많았으니 아마도 갑사로 내려갈 수도 있으리라.





     숲길로 들어서면 마음을 휘감는 듯한 나뭇가지와 단풍이 반기는데 잠시 걷다 보면 사천왕문이 보인다. 그런데, 사천왕상이 무섭다기보다 친근하다.



계룡산 남쪽에 위치한 신원사는 백제 의자왕 11년(651)에 열반종의 종찰로 고구려 승려인 보덕화상普德和尙이 창건하였다.
보덕화상은 고구려 보장왕(643년)의 국사로서 정치의 부패를 상소하였으나 관철되지 않아 백제로 망명하여 현재의 신원사 자리가 불가사의한  기氣가 서려 있다며 사찰을 짓고 열반경을 강설講說하시니 신라의 고승 원효元曉와 의상義湘도 명성을 듣고 오셔서 청법聽法하셨다고 한다.
대각국사문집에 의하면 보덕화상이 원효의 스승이라 하였다.




이어, 신원사 전경이 펼쳐진다.

진안 마이산 금당사와 비슷해 보이는 신원사는 신라말 도선국사(827~898)에 의해, 조선 태조2년(1393) 왕명에 의해 무학대사가 다시 지었는데 지금의 대웅전 건물은 고종13년(1876)에 보연普延이 지은 것을 1946년 만허화상이 보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웅전은 앞면 3칸, 옆면 3칸의 규모로 지붕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화려한 팔작지붕집이다. 처마의 끝을 살짝 올려 우아한 멋을 더하였다.
지붕을 받치면서 장식을 겸하는 공포 拱供包,貢包가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양식 건물이며, 연꽃을 조각하여 장식하였고 아주 간략한 양식으로 되어 있다.

대웅전 앞의 지방문화재 제31호인 5층석탑은 신라 석탑의 전통을 이어받은 고려시대탑으로 1975년 보수공사때 당나라 동전과 개원통보, 개원중보 및 사리함이 나왔다고 한다.

왼쪽에는 범종각이 있는데 바람이 불때마다 그 풍경소리가 사람을 깨운다.

갑자기 밀려든 사람들로 인해 조용해야 할 절집이 사진 찍으려는 잡음으로 시끌벅적해진다.

( 대웅전의 예불소리와 풍경소리를 담으려다 결국 포기해야만 했다 )
제발, 기본 예절은 좀 지켜줬으면...

예불 드리는 스님의 왼쪽에 국보 제299호 노사나불괘불 그림이 보이고, 아미타여래를 주존主尊으로 하여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모시고 불상위에 닫집을 설치하여 장엄한 느낌을 준다.

발걸음을 돌려 중악단으로 향한다.

중악단(보물 제1293호)은 계룡산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마련한 건축물이다.
무학대사의 꿈에 산신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조선 태조3년(1394)에 왕명으로 짓고 처음 제사를 지낸 후, 왕실의 기도처로 내려 오다가 효종2년(1651)에 폐사되었다. 그후, 고종16년(1879) 명성황후의 서원으로 재건되었다.
구릉지에 동북•서남을 중심축으로 하여 대문간채, 중문간채, 중악단을 일직선상에 대칭으로 배치하고 둘레에는 담장을 둘렀다. 건물배치와 공간구성에 단묘壇廟건축의 격식과 기법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神院寺였던 이름을 대한제국의 신기원을 연다는 뜻으로 新元寺로 개명하였고,  묘향산의 상악단, 지리산에 하악단이 있었으나 모두 소실된 후 유일하게 남았다.

명성황후께서 직접 중악단에서 기도의 힘으로 순종을 회임하셨다고 하며, 한국 제일의 산신 기도처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산신제를 매년 음력 3월16일에 국비로 지내고 있으며, 1895년 10월의 을미사변 때 돌아가신 명성황후 추모 천도제를 매년 올리고 있다.

신원사 경내에는 모두 96종(2015년 기준)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데 한국적색목록 위기(EN) 등급에 해당되는 왕벚나무를 비롯하여 산철쭉,벌개미취와 같은 고유식물들 그리고 대웅전 옆의  배롱나무, 사천왕문 뒤 은행나무 등이 있다.

영원전 뒤에는 깎은 감을 매달아 말리고 있는데 주렁주렁 매달린 감이 햇살에 반쩍이며 사람들을 부른다.정겹다.

그렇게 이 가을이 더욱 깊어간다.

갑사까지 다시 자전거를 탄다.
언덕길이 있어 힘들지만 단풍이 짙게 물든 가을 정취를 제대로 즐길 수 있어 좋다. 힘든 오르막은 내려서 걸으면 되고, 시속 30km가 나오는 내리막은 그저 기쁘게 바람 맞으며 순간을 즐기자.

※ 이 글에 기재된 신원사 관련 내용은 공주 관광안내소 및 신원사 자체 제작 홍보물 그리고 경내외 안내문에 근거하여 종합•편집한 것이며, 모든 사진은 직접 촬영한 것으로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somacho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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