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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세상/이땅 곳곳

22세기를 위해 보전해야 할 함양 상림숲

20년만에 찾은 지리산 중산리의 하늘파란 아침을 뒤로 하고,

멀지 않은 함양 상림으로 향한다.


상림 숲은 경남 함양군 함양읍 운림리 산349-1 일대로 '22세기를 위해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될 만큼 멋지다.

평일 오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고, 산행을 다녀오는 어르신들도 많이 보인다.

신라 진성여왕때 최치원이 위천의 범람으로부터 농경지 보호를 위해 조성한 인공림이 현재에 이른다한다.

상림은 21ha가 양분되어 있는데 걸음의 시작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로 처음 소개된 물레방아가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먼저 반긴다.

가을이 물씬 느껴지는 시원한 바람에 온몸이 상쾌해지며 편안해진다.

상사화와 물레방아.

이제부터는 편안하게 거닌다. 혼자면 고즈넉해서 좋고 둘이라면 정다워서 좋다. ㅎ

상사화 Surprise Lily.(학명;Lycoris squamiera)
빨간꽃이 범상치 않다.
'상사화'는 수선화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꽃이 필때에는 잎은 이미 말라서 꽃과 잎이 서로 보지 못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슬프게 느껴진다. (출처 : https://g.co/kgs/X1VvDf )

한창일때는 더욱 이쁘리라.

생각보다 훨씬 넓은데 평지라 연세드신 분들이나 유모차와 함께라도 걷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
마당바위라는데 김밥 싸들고 소풍 나와 도란도란 나눠 먹으면 그만일 듯...

문창후 최치원을 기리는 신도비.

신발 벗고 올라가서 새소리 들으며 가을정취를 느끼기에 정말 좋은 사운정(思雲亭).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곧이어 함양군 제1호 상림약수터가 나온다.

상림의 끝인지 둘레길이 보인다.
맑고 푸른 가을하늘과 흰구름이 어울린 강물이 그만이다.

함양군 만세기념비.
대한의사 하승현사적비와 김한익기념비가 자리잡고 있다.

아, 연리목(連理木).
뿌리가 다른 두나무의 몸통이 합쳐져  하나가 된 것은 연리목, 가지가 합쳐가 하나가 된 것은 연리지.
이 연리목은 수종이 서로 다른 느티나무와 개서어나무의 몸통전체가 결합되어 있어 더욱 상서로운 느낌.

↑ 이 나무 앞에서 서로 손을 꼭잡고 기도하면 부부간의 애정이 더욱 두터워지고 남녀간의 사랑이 이루어지며 소원성취 한다고 전해지는 희귀목이다.

다시 길을 걷다보면 오른쪽으로 이은리석불(경남 유형문화재 제32호)을 만난다.

↑ 1950년 무렵, 함양읍 이은리 냇가에서 출토되어 현재 위치로 옮긴 것이다. 아마 홍수때 사찰이 유실되면서 물려 쓸려 내려온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출토지역으로부터 약300m 지점에 망가사(望泇寺)라는 절이 있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보아 이 절의 유물로 추정된다.
광배와 받침대를 모두 갖추고 있는 이 불상은 두 손이 떨어져 나가고 없으며, 훼손된 가슴 아래 부분을 시멘트로 복원하였다. 머리는 민머리이며 상투모양은 단정한 편이다. 얼굴표정은 소박하며, 두 귀는 길고 목에는 세겹의 주름이 선명하다. 양쪽 어깨에 걸친 옷주름은 V자형으로 두텁게 묘사되어 있다. 타원형의 광배는 이중의 원형선을 두른 두광과 신광으로 이루어졌고 머리부분에는 연꽃무늬를 돋을새김으로 장식하였다. 조각기법으로 보아 고려시대의 불상으로 추정된다.

파평윤씨 화수정(花樹亭).
왜 여기에??

이제 끝인가 싶은데 아니다.
성화루(成化루)와 시원한 식수대.

조금더 걸으니 아, 이제야 둘레길로 이어지는 상림의 끝이다. 금호장군과 호법대신.

↑함양 척화비(경남 문화재 자료 제264호)
1866년(고종3년) 일어난 병인양요에서 프랑스군을, 1871년 신미양요에서 미군을 물리친 정부가 외국과의 화친을 경고하기 위하여 1871년 4월 전국 각지에 세운 비석중의 하나로, "서양 오랑캐가 침범하는데 싸우지 않으면 곧 화친하게 되니 화친을 주장함은 나라를 파는 일이다"라고 새겨져 있으며, 다른 척화비들이 대부분 일제강점기 일제에 의해 훼철되었던 것에 비해 이 비석은 원형으로 보존되어 온 것을 바로 세워 단장하였다.

결국, 최치원은 이 위천의 범람으로부터 농경지를 지키려 했음이니...

여기가 입구,
천연기념물 제154호 상림.

천년약속 사랑나무(;연리목)과 상림을 둘러싼 7ha 면적, 연꽃150종/수련100종/수생식물50종의 연꽃단지.

바로 옆에는 발바닥 지압과 족욕시설이 갖춰져 있다.

둘레길이라 칭했더니 표지판에 '최치원산책로'라고 나온다.

아, 물소리, 새소리에 계속 머물고 싶다.
최치원이 상림숲의 조림을 마치고 어느 나무가지엔가 金호미를 걸어 두었다는 전설이...↓금金호미다리.

23세기 이후에도 보존되어야 할 정말 멋진 곳이다. 걷는 것을 좋아하시는 부모님이나 가족들 손을 잡고 맑은 가을날 꼭 방문하시길.
원점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