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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당산대지진 唐山大地震 Aftershocks Tang Shan Earthquake Tang Shan Da Di Zhen



지난 7월22일 중국에서 개봉되었으며, '쉬즈 더 원(비성물요)'의 감독인 펑샤오강의 작품.
24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1976년의 당산대지진을 겪은 한 가족의 정신적 상실에 초점을 맞추어
지진 후 살아남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에 관해 2시간에 걸쳐 와이드 스크린으로 이야기한다.


팡다方達[张家骏 Jiajun Zhang ]와 팡덩方登[张子枫 Zifeng Zhang ]이 집에서 편하게 잠자는 사이,
트럭에서 사랑을 나누던 부부는 대지의 흔들림에 놀란다.
그것이 지진임을 깨닫게 되면서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남편[장국강 张国强 Guoqiang Zhang ]이 집으로 뛰어 들어간 사이
건물은 완전히 무너지고 만다.

순식간에 대부분의 건물이 무너지고, 많은 사람들이 깔리거나 죽은 상태에서 엄마[서범 徐帆 Fan Xu ]는 아이들을 찾아나선다.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에서 구해달라는 팡다의 목소리와 근처에서 돌을 두드리는 팡덩을 모두 구하고 싶지만
둘 중 하나는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엄마는 어쩔 수 없이 팡다를 구하기로 한다.
인민해방군 진료소가 차려진 공항으로 간 엄마는 한쪽 팔을 잃은 아들을 치료한 후, 
재혼하라며 손자를 데려 가려는 할머니[吕中 Zhong Lv ]와 고모[咏梅 Mei Yong ]에게 맡기려 하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고 유일 혈육이라 자신이 키우기로 하고,
죽은 줄 알았던 팡덩은 희생자들 틈에서 깨어나 고아들과 함께 수용되었다가 왕王씨성을 가진 의료팀 부부에게 입양된다.

팡덩이 '왕덩'으로 학교에 다니며 10년이 지난 1986년...
한쪽 팔을 잃은 팡다[이신 李晨 Chen Li ]는 혼자 자립하겠다며 집을 나가 인력거를 끌고,
왕덩[장정초 张静初 Jingchu Zhang ]은 항주에서 의대 입학 시험을 준비한다.
의대에 다니던 왕덩이 2년동안 집에 오지 않는 사이 양엄마[진근 陈瑾 Jin Chen ]는 병이 들어 죽고,
왕덩은 학교에 맨 처음 왔을때 알게 된 레지던트 양즈陽志[육의 陆毅 Yi Lu]의 아이를 임신하지만 낙태하자는 그와는 달리
지진의 아픔을 간직한 왕덩은 아이를 낳을 것이라며 그와 이별하고 학교를 중퇴한다.

시간은 흘러, 1995년,
항주에서 성공한 팡다는 신부감[王子文 Ziwen Wang]을 당산으로 데려와 엄마에게 소개시켜주며 함께 항주로 가자고 하지만
엄마는 아빠와 딸의 영혼이 돌아올 곳이 필요하다며 한사코 떠나지 않겠다고 한다.
한편, 댄댄[点点]을 혼자 낳아 기르며 영어과외를 하던 팡덩은 당산의 양아빠[진도명 陈道明 Daoming Chen ]에게로 돌아온 후,
어릴적 엄마의 말이 귓전에 맴돌아 가족을 찾지 않는 것이고, 외국인 변호사와 결혼하겠다며 1997년 새해를 같이 맞이한다.

시간은 어느새 지진 후 32년이 지난 2008년.
항주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팡덩은 약한 지진에 직원들을 안심시키며 엄마의 안부를 묻고는 쓰촨성 지진현장으로 향하고
캐나다 밴쿠버에 살던 팡덩은 뉴스를 통해 쓰촨지진 소식을 접하고는 도움을 주기 위해 중국으로 향한다.
밤낮 없이 이어지는 구조작업 속에서 허기를 달래던 팡덩은 곁에서 다른 남자와 얘기를 나누던 팡다를 통해
엄마가 얼마나 많은 고통 속에 지난 세월을 보내왔는지 알게 되면서 그와 함께 고향을 찾는다.
성치 않은 몸으로 팡덩에게 미안하다는 엄마에게 자신의 지난 세월을 들려준 팡덩은 가족과 함께 아빠의 묘지를 찾아가고
팡덩은 자신의 묘에 담긴 엄마의 한恨을 마주하고는 딸을 죽였다는 고통속에서 32년을 보낸 엄마에게 사죄한다.


영화는 중국인민들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의 감정을 잘 자극한다.
한국에 시집온 베트남신부가 1주일만에 죽은 사건을 베트남에까지 가서 문제점을 짚어보는 TV프로그램을 보다 눈물 흘리고
영화를 보다 엄마생각에 또 자꾸만 눈물 짓게 된다.

보통의 재난영화가 '사건 전'이라는 시간에 많이 할애하며 재난발생 후의 '극복'에 대해 설명하지만
당산대지진은 23초라는 짧은 시간에 벌어진 지진이니만큼 영화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고통스런 삶에 집중한다.
그래서 영어제목은 Aftershocks...여진, 여파이리라...

콘크리트 더미에 깔린 아들딸 중 한명만 살릴 수 있다는 말에 엄마는 둘다 살려달라 애원하지만 결국 아들을 택하고
자신을 버리는 엄마의 말을 듣고 눈물 흘리는 어린 딸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래서, 그녀는 한동안 말이 없었을 것이리라...가장 소중한 사람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했을테니...
또, 왼팔을 잘라낸 팡다를 할머니와 고모가 맡아 키울테니 엄마에게 재가하라고 하며 가족사진을 내밀때
혼자 멀쩡하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힌 엄마의 심정은 얼마나 슬펐을까?
게다가, 혼자 남은 혈육을 떠나 보내는 엄마의 마음은 무너져 내렸으리라. 
32년의 시간을 고통 속에서 지내왔으면서도 자식 앞에 무릎 꿇고 미안하다는 엄마.... 
그래서 영화는 상영되자마자 중국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며 공감 속에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 엄마는 바로 감독의 실제 아내.



영화는 또한, 주요 등장인물들과 엑스트라의 표정을 대비시키며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잘 묘사한다.
아들을 떠나보내는 버스 뒷자리에 앉은 무심한 표정의 여인과 엄마의 울부짖는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 그렇고
팡덩의 엄마가 자식 둘다를 살리라고 울부짖다 결국은 팡다를 살리기로 하는 것과
콘크리트 더미에 깔린 딸의 다리를 절단해야만 하는 현실 앞에서 결국 자신이 비난 받을 각오로 그렇게 하라는 엄마의 모습은
죽음이라는 현실앞에서 어쩔 수 없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고통을 보여준다.

딸을 구하기 위해 다리를 자르게 하는 엄마의 심정은 심금을 울리는 바이올린 소리에 담기고
미안하다는 말과 휘젓는 팔 속에 팡덩에 대한 엄마의 마음도 함축된다.
무너진 건물은 새로 세우면 되지만 한번 다친 마음은 쉽게 추스리기 어려운 법...


그러나, 애석하게도 지진으로 죽었다고 생각한 딸이 생존해 있음을 알지 못하는 엄마와 엄마에 대한 원망을 간직하고 사는 딸이
그럭저럭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다 32년만의 만남은 23초의 지진만큼 너무도 짧게 끝나버린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결말에서 나오던 "....했잖아요..."가 떠오르게 되는 아쉬움이다.


 " 親人, 永遠都是親人. Family, will be always be family." 이라던 말을 기억하며,
하룻밤에 운명을 달리한 24만명의 탕샨사람들과 쓰촨성 지진으로 숨진 이들에게 조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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