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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말괄량이 삐삐 1969 Pippi Långstrump Pippi Longstocking



세상 모르고 까불던 시절, 나보다 더 자유롭게 까불던 삐삐.
그 삐삐를 다시 만난다.
1969년 스웨덴의 TV시리즈로 방영된 것을 한편의 영화로 만든 것으로 흑백필름을 Movielab에서 칼라 복원했다.
(영화의 시작 크레딧에는 1973년으로 나온다.)

삐삐 롱스타킹과 그 친구들


삐삐는 누구?
코가 길쭉하고 낡은 검정구두와 짝짝이 롱 스타킹에 옆으로 툭 튀어나온 양갈래 빨간머리.
그것은 바로 삐삐의 트레이드 마크.
거기에 점박이 흰 말에 원숭이 닐슨씨와 순진한 이웃집 토미와 아니카 남매까지 더하면 기억은 거의 완성된다.
멍청한 경찰관인 크랭과 크링 그리고 삐삐의 금화를 노리는 탈옥한 죄수들,
삐삐를 고아원으로 보내려는 깔끔 숙녀 리사 아줌마까지 보태면 말광량이 삐삐의 모험은 바로 시작되는 것이다.



1969년판 삐삐 롱스타킹에서는 삐삐와 토미, 아니카의 만남에서 시작해서
빌라빌라 콜라에 부모 없이 혼자 사는 삐삐를 가만히 두지 못하는 리사 아줌마와
그녀의 말을 듣고 삐삐를 말썽쟁이로만 취급하며 단속시키려는 멍청한 두명의 경찰관 ,
삐삐의 금화를 노리는 도둑들을 소개해 주고 그 모두와 함께 벌여가는 모험을 축약형으로 보여주는데
오랜만에 찾아온 선장인 아빠와 함께 바다로 떠나려다 아니카와 토미가 눈에 밟혀 결국 그들 곁에 남기로 한다.

삐삐의 특징과 장점
많은 세월이 지났어도 삐삐를 기억함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많다. 
첫째, 그녀의 '긍정적 마음가짐'과 '여유'이다.
엄마랑 아빠랑 살지 않아도 씩씩하고 꿋꿋하기 그지 없고,
날달걀이 깨져 머리카락에서부터 줄줄 흘러도 "달걀이 머리카락 건강에 좋대~"할 줄 아는 것이다.
둘째, 위의 캡쳐화면에서 보듯 엄청난 '괴력'이다.
성인 남자 한명쯤은 문제도 되지 않고, 말 한마리도 그냥 들어 올리는 괴력은 모든 악당들을 혼자서도 물리칠 수 있는 원천이다.
셋째, '이웃과 함께'라는 공동체적 의식의 소유자이다.
사탕가게의 사탕과 초콜릿, 껌 등을 죄다 사서는 가게 밖에서 입맛을 다시던 꼬마들과 나눠먹고
장난감 가게에서는 모두에게 장난감을 사서 나눠줄 줄 안다.
넷째, 약한 사람을 돕는 '정의파'란 것이다.
큰 애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작은 애를 구해줄 줄도 알고 나쁜애는 혼내주는 정의의 사도인 것이다. 

삐삐의 단점
대신 그녀에게는 다른 평균적 아이들에 비해 교육적인 측면의 단점도 있다.
온갖 물약을 다 사서는 귀찮다며 큰 병에 몽땅 붓고 '위험할 수도 있다"는 말에 그냥 버려두고 가고,
음료수를 마시고는 병을 그대로 버리고,
다른 사람들은 아랑곳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고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겁이 없다는 것으로 결국 어른들이 좋아할 수 없는 요소들이라 할 것이다.


어쨌거나, 힘쎈 소녀 삐삐와의 모험은
그 특유의 콧소리를 가진 성우와 더불어 과격하지 않아도, 너무 멀리 가지 않아도
많은 웃음과 기쁨을 주며 1970년대를 산 모두의 기억 속에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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