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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목소리를 들려줘-기묘한 이야기 2002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와타루.
늦잠을 잘때마다 여친 가즈미가 깨워주지만 그에겐 그녀의 잔소리가 달갑지 않고 둘의 관계도 시들하다.
그러던 어느날, 미팅에서 만났다는 미유키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는데 와타루의 목소리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 이후 계속 통화를 하게 된다.
그러나, 편의점에 손님이 있는데도 계속 통화하다 점장에게 잔소리를 들은 후 점장은 그의 아내로부터 외도했다며 상처까지 입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둘의 통화를 방해한 것에 대한 미유키의 장난성 보복이었다.

장난이 심했다고 생각한 와타루는 그녀가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아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는 그녀의 전화를 피하기 시작하지만 그녀는 마치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아는 듯 말하더니 손님의 휴대전화는 물론 라디오 등의 각종 방송이나 심지어는 가즈미와의 통화중에도 목소리가 나온다.

목소리를 매일 들어도 좋겠다는 와타루의 말에 서로의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히 사귈 수 있을 것이라 여기는 미유키와
와타루는 육체를 버리고 결국 그렇게 목소리 동거를 시작한다.


초등학생들도 갖고 다닐 만큼 휴대전화가 보편화된 요즘은 더욱 심하게 와닿는 내용이다.
휴대전화의 원래 목적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라지만 긴급도, 중요도 아닌 통화를 우린 남발하고 있고
정작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지금은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휴대전화 이전에 삐삐beeper만 있던 시절에도 "삐삐 없이 어떻게 살았나?"했지만
지금은 휴대전화가 없으면 마치 세상이 끝난 것처럼 느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많고 많은 통화들 중 정말 긴급하고 중요한 것은 도대체 몇 통이나 있나?
그런 통화들로 인해 자신의 삶에서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거나 방치하고 있지는 않을까?
이제부터라도 긴급중요 외에는 직접 얼굴을 마주 하고 마음과 마음이 대화를 나누었으면 한다.


"그래...내 핸드뽕은 하루종일 조용하다" 그리고 마음을 주고 받을 사람도 없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