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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엑스트라-기묘한 이야기 2001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치로.
자신의 대사만 나오기에 영화나 드라마가 어떤 내용인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
어느날, 자기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대사를 하고 있음을 알고 나서
의뢰사에 물어보지만 자신의 대사만 잘 해주면 된다는 말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려 한다.
그러나, 대사를 틀리게 하자 지나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자 정신이상인가 싶어
병원에 상담하러 갔는데 의사의 말마저도 대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러번 마주친 노인에게서 모든 사람들이 그 역할에 맞는 연기를 하고 있을 뿐이며, 인생에도 주역과 엑스트라가 있고
주역을 꿈꿔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인생의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다.
또한, 노인은 자신이 청소부로서 큰 역할을 맡게 되었다고 하는데 집에 돌아온 이치로에게는 새로운 대본이 와 있고
그것은 바로 자신이 만났던 노인이 시청사건물에서 뛰어내리려 한다는 TV뉴스의 보도 내용이었고 이치로는 그곳으로 달려간다.
노인의 자살을 막으려 하는 이치로에 아랑곳하지 않고 노인은 대사를 한 후 결국 뛰어내리자 이치로는
자신만은 대사를 하지 않겠다며 대본을 찢어 버리고, 주변의 사람들이 대사를 하는 것에 혐오를 느낀다.

집으로 돌아온 이치로는 이미 그곳이 다른 사람의 집이란 것을 알게 되고,
엑스트라로서의 대사를 거부한 자신이 할 말을 하지만 다른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대사만 할 뿐 자신을 무시한다.
어쩔 수 없이 새로 찾아간 의뢰사무실에서 이치로는 자기 인생의 전체 대본을 받아 들고 착실하게 대사를 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결혼 상대를 만나게 되는 날, 그는 자신의 대사를 거부하며 예전에 알던 노인의 딸에게 접근하는데...

대사가 아닌 자신의 말을 하라며 이름을 묻는 이치로에게 그녀는 망설이다 자신의 이름을 말해준다.
자기의 대본에 쓰여진 대로...


심각한 내용이다.
TV 속 대화들은 대화라기보다는 연예인들의 말장난에 지나지 않고, 그런 내용을 보는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일인양 떠들고,
대화 같은 대화가 아닌 질문과 응답을 대화라고 착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복잡하거나 심각한 내용을 공유하고자 하면 거부의 몸짓을 먼저 한다.
따지지 말라면서....

나에게 내 대사가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주어져 있다면 그 대본에 어긋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 것이고
자신이 해야 될 말에서 어긋난 나의 말은 결국 무시당한다...아~
그렇게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잃어가며 존재감은 자신이 보는 TV속 연예인처럼 꼭둑각시가 되는 것이다.

모두는 제대로 자각해야만 한다.
나는 연예인이 아니고 바로 나자신일 뿐이며,나는 내 생각에서 나오는 나의 말을 한다.
왜냐하면 좋건 싫건, 잘하건 못하건 나는 내 인생의 주역이기 때문에.

당신은 어느 쪽인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새 자기인생에서 이미 엑스트라가 되지는 않았나? 
대화다운 대화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