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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검은 방-기묘한 이야기 2001



미국 유학 중 부모를 놀라게 해주기 위해 몰래 돌아온 나오키.
오랜만에 찾아온 집은 찾기도, 집 안으로 들어가기도 힘든데 겨우 들어간 집에 부모와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누지만 뭔가 이상하다.
진지한 듯 하다가도 갑자기 장난을 치고, 의미 없는 것을 자꾸 묻는 것이 대화가 아닌 장난을 치며 놀자는 것 같다.
게다가 차茶를 가지러 간 엄마는 한참을 뛰어갔다 숨을 헐떡이며 오고, 맥주를 가지러 간 아빠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고
나오키가 알지도 못하는 여동생도 있다는데 사진을 보니 더 많은 여동생이 있는 것도 같은데 더이상 묻지 말라고 한다. 

갑자기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엄마는 출동명령을 내리며 가스통(;외눈박이 괴물)에 대항하라 하고
누군지도 모를 마사코라는 남자와 아빠는 가스통에 맞서러 집안에 있던 우주선을 타고 출동한다.
어느새 자리에 돌아온 엄마는 묻지 말라고 하고 나오키는 엄마에게 경례하며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다.


도대체 뭥미?
그순간 깨달았다.
미국유학간 아들은 가족이 가장 궁금해 할 자신의 소소한 일상과 주변에 대해 묻지마라 말하고 있고
오랜 만에 온 집과 동네가 바뀐 것이나 집 안이 변한 것에 대해 부모는 자세한 얘기를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즉, 눈 앞의 현실 외에는 보이지 않는 검은 방에서 서로 비밀이라는 것을 만들고 그 속에 있으면서도
실재적으로는 얼굴을 마주보며 겉핥기식 대화만을 한다는 경고인 것 같다.

'도대체 뭐하자는거지?'하며 웃음을 머금고 끝까지 쳐다보다 그 웃음을 멈추고 만다.
어쩌면, 같은 시간 남극에서 조종하던 그 존재를 비롯한 전체적 내용 또한 많은 비밀을 감추고 있을 것이기에...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지... 
하지만, 가족간의 비밀은 최소, 극소로 하도록 하자.
쪽팔림도, 수치심도, 미안함도 순간일 뿐이고 가족이 아니면 그 누가 제대로 이해해주랴.
이해해주지 않는다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해시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