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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포스트 그래드 Post Grad...표리부동

directed by 비키 젠슨 (Vicky Jenson)

고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꿈에 그리던 출판사에 취직하려 하지만 학교 라이벌에 밀린 라이든[알렉시스 블리델 (Alexis Bledel)].
면접에서는 계속 떨어져 마음은 조급하기만 한데 그런 사정을 알아 주는 건 아담[자크 길포드 (Zach Gilford)] 밖에 없다. 
어쩌다 알게 된 맞은편 집 남자와 친해보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고,
자신을 잘 이해하며 챙겨주는 아담에게 미안한 마음은 있어도 제대로 신경 써 주지도 못하고...
그러던 어느날, 출판사에서 출근하라는 전화가 오자 기쁜 마음으로 가서 즐겁게 일하지만
노래를 좋아하던 아담이 갑자기 법대로 진학한 것 때문에 라이든은 계속 신경이 쓰이는데...


영화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가장 눈에 쉽게 보이는 청년실업의 문제(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님), 남녀간의 사랑과 개념차이,
부모와 자식간의 이해와 문제 극복 등...한국과 미국이라는 상황이나 환경은 달라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것들이다.
또한, 초코 아이스크림이란 매개체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과 미래에 대한 결정 등도 함축시켜 보여준다.

그런데, 다만, 이해가 되지 않은 채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영화의 결말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자기가 그토록 원하던 회사에 취직하게 되었으면서, 그 회사에 대한 특별한 불만 없이,
하루 아침에 버리고 남자 따라 가버릴 수 있냐는 것이고,
남자친구의 생각이 자신의 것과 전혀 다를 수 있음을 몰랐다가 어떻게 갑자기 돌변하냐는 것이다.
그 정도로 그 남자가 좋다면, 내지는 뒤늦게 깨달았다해도, 갑자기 그럴 수는 없을텐데 영화적 결론은 많이 비약적이다.
결국, 여자는 언제든 사랑 찾아 떠나 버릴 수 있으니 취직시키지 마라...가 되어야 하잖아!

어쨌거나, 졸업을 뛰어넘어야 하는 포스트 그래드는 그나마 우정과 사랑, 가족간의 사랑에 대해
가족영화도, 성공 스토리도 아니면서, 전혀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이,
어렵지 않고, 진부하지도 않은 가벼운 방식으로 제법 잘 보여준다.  

터프한 듯, 세심하게 잘 챙기는 1960년 생 183cm의 장신 엄마 제인 린치 (Jane Lynch)
이것저껏 뚝딱 해내는 아빠의 모습을 잘 보여준 마이클 키튼 (Michael Keaton) 의 모습이 보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