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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히어로즈 시즌4-능력자들의 백화점 Heroes Season4

Created by Tim Kring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보여주며 세상을 구하기 위해 힘쓰던 히어로즈 시리즈는
폭발과 바이러스을 막고 격리수용의 위기를 거치더니 각개전투로 세상과 마주한다.

히로는 찰리를 비롯한 자기주변인을, 피터는 응급구조원으로서 불특정 다수를 구하려는데 힘쓰고
클레어는 자기능력을 그레첸[Madeline Zima]을 비롯한 대학친구들에게 좋건 싫건 드러내게 되고,
맷은 자꾸만 나타나는 잠재의식 속의 사일러 때문에 그에게 지배되어 가고,
트레이시는 정치무대로 돌아가려 하면서 문제해결사 노아를 돕는다.
그 속에서 부침이 가장 심한 것은 사일러로 네이단 행세를 하다 결국은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게 될 뿐 아니라
맷의 정신 속에 갇혀 있다 맷의 정신과 충돌하며 그로부터 벗어나려 하고,
사일러의 육체에 심어진 네이단의 영혼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다 결국 자살이라는 길을 선택하고 만다.

시즌4는 그렇게 복합적인 상황을 보여주며 과거사건과 연계된 사람들을 시간여행이라는 틀 속에 넣으며
연관된 일들이 나비효과처럼 새로운 일로 벌어지는 것을 나열한다.
그런데, 그 방식은 너무 정형적이고 백화점식이다.
새로운 사건을 이끌어 내기에 한계에 다다른 것인지 과거의 일을 끄집어 내면서 등장인물을 더 늘리려 한다.
마치, 진열장의 상품을 다른 것으로 교체한 뒤, 새로운 카다로그를 인쇄하듯...
물론, 미래를 바꾸는 것보다 과거를 바꾸는 것이 문제의 근원을 없애는 것이긴 하지만
새로운 시점이 아닌 능력자가 있는 그 공간으로 자꾸만 이끄는 것은 시리즈의 연장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집중도는 유지하되 재미는 반감되고, 연결성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된다.

시즌4는 사뮤엘[Robert Knepper]이 서커스단을 중심으로 새로운 가족을 모은다는 명분하에 벌이는 일을 보여준다.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을 지녔기에 결코 '평범할 수 없는' 사람들이 한 울타리 내에서
평범하게, 한 가족으로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그 속에 감춰진 사뮤엘의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히로와 안도, 클레어와 노아, 사일러와 피터를 축으로 뉴욕시민을 구하려 한다.

옹졸한 이기주의적 사고방식의 맷은 진행에서의 갑갑함을 주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은 사일러의 개과천선 방식은 별 설득력이 없는 듯 하고,
리디아[Dawn Olivieri]와 에드가[Ray Park]에 의해 음모가 무산될 조짐이 보였음에도 무조건 강행하려던 사뮤엘은 멍청하기만 하고
프리마텍에서의 아빠 노아가 저지른 행동의 당위성에는 비난하던 클레어는 막판에 새로운 시즌을 향한 엉뚱한 시도를 한다.

결국, 시즌5는 클레어에 의해 저질러진 능력자들에 대한 공개와 히로에 의한 시간 되돌림 속에서
악한 능력자들의 등장과 미래에 대한 암울함을 보여주겠지...

그나마, 세상을 구한다며 시공간여행하던 히로 탓에 엉뚱한 시간에 내버려진 찰리[Jayma Mays]가 히로에게
이미 이룬 가족과 아름다운 추억이 있다며 히로에게 그리움과 아쉬움을 보이던 표정과,
노아를 돕는 프리마텍의 동료 로렌[Elisabeth Röhm]의 신비한 지적 매력 그리고 클레어의 친구 그레첸의 등장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