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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세상/아포리즘

찹쌀떡 장수의 연락처

기억을 더듬어 본다.
과연 나는 "찹쌀~~~떠~억"하는 소리를 듣고 사 먹은 적이 있는가?
없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창밖에서 들리는 "찹쌀~~~떠~억"하는 소리에 미소 짓는다.
우리 동네를 다니는 찹쌀떡 장수는 두 명이다.
한 명은 맑고 청아한 목소리의 여자이고, 지금 도는 한 명은 강약장단을 조절하는 남자다.


오래지 않는 시간을 찻길을 중심으로 나던 그 소리는 이내 사라지고 없지만
그 옛날, 창밖에서 들리던 "찹쌀떡"은 "메밀묵"과 한쌍이었으나 지금은 "찹쌀떡" 혼자 대신한다.
찹쌀떡보다 메밀묵의 단가가 더 높음일테고, 이런 날씨에는 상하기 쉬우니 운반 또한 쉽지 않으리라.

기억에 의하면 찹쌀떡은 한겨울날, 저녁 먹은 것이 다 소화되고 출출함이 느껴질 때쯤 팔러왔던 것 같다.
그러나, 주택가에 살다보니 사시사철 들을 수 있다.
마치, 아파트에서 "세~~~탁"하는 소리를 늘 들을 수 있는 것처럼...
그런데, 추억 속 찹쌀떡은 추운 겨울이 떠 오르는데 현실의 그것은 여름의 끝자락을 붙들고 있으니
'과연 장사가 잘 될까?'하는 물음 또한 생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찹쌀떡"이란 말에 한겨울을 떠올리기도 하겠지만 연결된 이미지는 "먹자"로 갈 수 있음이니.

왜 나는 여태 한번도 사 먹은 기억이 없을까?
그것은 "찹쌀떡"이란 울림을 여러명이 아닌 나혼자만 듣기 떄문이 아닐까?
꼬맹이가 있다거나 여우 같은 마눌이 있다면 호기심반, 기대반으로 사 먹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 속에 계속 놓여 있으니...
그런 면에서, 방문판매는 싱글가정이 늘어나면 불리한 직종인 듯하다.
혼자 소비를 해 봐야 얼마나 할 것이며, 재구매 또한 주기가 늦을테니 고객확보라는 이유 외에는
그 유지를 위한 지출로서의 의미는 필요치 않을지도 모른다.

정작 내가 찹쌀떡에 호기심을 가진 이 순간, 찹쌀떡 장수는 사라지고 목소리 또한 들리지 않는다.
찹쌀떡 장수에게 연락처가 있는 전단지나 명함은 불필요한 투자일까?
그들이 목소리만이 아닌 연락처까지 돌린다면 매출은 좀더 오를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