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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반두비


"때는 무슨 색깔이야?"
"너랑 똑같어~"
"정말?"
그렇게, 지갑 습득과 도주, 경찰서에서의 조사로 이어진 
당돌한 여고생 민서(백진희)와 방글라데시에서 온 외국인노동자 카림(마붑 알엄Mahbub Alam)은 가까와지기 시작하고,
그들이 이땅에서 부딪히는 고교생으로서,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으로서의 한국이라는 현실세계를 보여준다.

3D업종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떼먹고 호의호식하는 사장,
못사는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을 멸시하고 폭행하는 사장,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 유색인종 곁에는 앉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곁눈질로, 손가락질로 자꾸만 신경 쓰이게 하는 사람들,
거스름돈을 주면서도 직접적 피부접촉을 꺼리는 한국인...
그러면서도, 백인에 대해서는 아주 우호적인 한국인.


다소 과장된 측면도 있지만 사실 우리는 (백인보다 유색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을 하고 있고,
'더불어 함께'라는 생각보다 그들에 대한 무모한 우월감도 가지고 있지 않은가?
백인이랑 손 잡고 가는 젊은 여성은 그런가부다...하며 보지만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과 같이 가면 한번 더 뒤돌아 보는 엉뚱한 기준을 가진 우리.
그런 백인들의 입에서는 한국 여자들은 사귀기 쉽다(sweet)고 당연한 듯 말하지만
유색인종에게는 꿈만 같은 이야기이며, 그들이 진짜 의미하는 바는 바로 헤프다는 소리여서 결코 달갑지 않은데...

세계화니 지구촌이니 하며 떠들지만 정작 우리의 사고는 우물안에 갇혀 있고,
전체 속의 일부지만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이방인들을 외계인 보듯 하는 비겁한 우리의 현실이란...
우리보다 더 큰 세계인 미국이란 나라에서 한국인이 총기난사한 것은 낯뜨거워 하면서도
정작 좁은 땅 속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의 범죄 하나에 눈을 부라리는 우리.

물론, 우리의 세계가 다른 외국보다 안전하다는 것에서 (특히 백인) 외국인들이 이땅을 좋아한다지만
우리가 가진 많은 기준은 너무 우리 위주로만 흐르고 있다.
우리 모두는 노래방에서 나온 카림의 말처럼 "마음을 열어"야만 한다.

directed by 신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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