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ng Still

시간여행자의 아내 the Time Traveler's Wife

제목을 접하며 약간의 궁금증이 생긴다.
왜 시간여행자의 "아내"일까?
시간여행이라는 재밌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할 소재에 대해 당사자가 아닌 그 아내를 제목으로 삼다니...
무엇이 있을까...하는 기대감에 영화를 본다.

일단, 시작에서부터 한가지 걱정이 된다.
'옷을 비롯한 걸치는 것에 대한 비용이 많이 들 수도 있겠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이 아닌 다음에는 항상 발가벗고 오락가락해야 되고,
만약 누군가 자신이 도착하기 전에 옷가지를 발견해 버리면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도착하면 항상 옷을 찾아야 하니...


8살 때,엄마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 첫 시간여행을 경험한 헨리[Eric Bana].
그때의 사고로 엄마를 잃게 되는 아픈 기억이 있지만 그래도 그런 시간여행으로 엄마도 만나고,
때로는 전혀 새로운 곳으로 갈 수 있어 적응할 만하다. 
그러던 중, 어린 클레어[Brooklynn Proulx]를 규칙적으로 만나면서 사랑을 꽃피우지만 현실의 그는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
도서관 사서인 그에게 어느날, 클레어[Rachel McAdams]가 다가오며 그녀의 존재를 깨닫게 되고 둘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런데, 결혼식 당일, 입장을 앞두고 갑자기 사라져 버려 들러리를 당황하게 하더니
결혼식 후에는 클레어와 침대맡에서 뛰어 놀다가 갑자기 사라진다...그렇게 그는 어린 클레어를 만나고 있었다.
샤워하다가도, 식사 준비를 하다가도 사라지던 헨리는 성탄절도, 새해맞이도 놓친 후에 나타나지만
전시회 준비로 바쁜 클레어는 작업공간도, 같이 얘기할 시간도 없어 안타깝다.
그런 그녀를 TV판매장으로 끌고간 헨리는 5백만달러의 복권에 당첨시키며 그녀와 함께 살 집과 작업공간을 마련한다.

그러나, 친구부부와 함께 있던 그들 앞에 발가벗은 채 총상을 입은 헨리가 왔다가 바로 사라지자
임신한 클레어는 걱정에 사로잡히며 헨리가 과거에 말해주었던 켄드릭박사를 찾아가게 한다.

크로노 임페어먼트 Chrono Impairment - 년대年代손상

박사는 전혀 믿어주지 않다가 클레어의 유산 후에 그가 아직 신청하지도 않은 버거상을 받게 된다는 말에야
헨리를 검사하게 되지만 검사 도중 그가 사라져 박사는 그제서야 확실히 믿게 된다.
자꾸만 유산하는 클레어와 충돌하게 되자 헨리는 클레어 몰래 정관수술을 하고 18살의 클레어와 첫 키스를 나누고 돌아와
클레어에게 사실을 말해주는데 그제서야 클레어는 시간여행자의 아내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자기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며....

그렇게 시간여행을 계속 하던 헨리는 어느날, 현장학습 왔다가 자신을 알아 보는 딸 앨바를 만나게 되며
클레어의 정상출산과 앨바의 존재에 대해 안심하지만 곧 닥쳐올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다.
앨바[Tatum McCann]의 5살 생일날, 앨바는 10살 앨바[Hailey McCann]를 만나 아빠의 죽음에 대해 듣고는 침울해 하고
그것을 눈치챈 클레어 또한 사실을 알게 된다.
어느날의 시간여행에서 헨리가 다쳐서 돌아오자 클레어의 걱정은 말할 수 없게 되지만 불안 속에서 곧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헨리는 자신의 죽음을 받아 들이며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헨리가 죽은 후, 처음으로 찾아온 날, 클레어는 한달음에 달려와 그에게 안긴다.
directed by Robert Schwentke

5살난 딸이 8살난 딸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클레어의 말대로 정말 마법 같은 일일 것이다. 서로 친구가 되어 줄 수도 있고 모르는 것을 알려줄 수도 있어 재밌고 신기하면서도 가슴 설레는 일일텐데 죽음을 앞둔 극중 헨리와 어린 딸은 전혀 유쾌하지 못해 안타깝다.
하지만,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딸도 아빠도 시간여행을 통해 서로를 만나고 존재확인을 할 수 있으니 그나마 위안 삼을 수 있지 않을까....다만, 극복의 시간이 필요할 뿐...

아빠도, 딸도 시간여행을 한다는 것이 그럴 수 없는 이에게는 낯설고 신기해서 재밌는 과정일 것만 같지만
정작 당사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이에게는 힘들 수 있음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슬픔보다 기쁨, 아름다움으로 와 닿을 수 있는 것은
자신들의 현실과 미래를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음이리라....
재밌는 소재로 잘 만든 영화다.


'Moving Stil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형제 Bloody Brother  (0) 2010.05.29
평행이론 Parallel Theory  (0) 2010.05.27
엽문2 IpMan2  (0) 2010.05.27
내 머릿속의 지우개A Moment to Remember  (0) 2010.05.25
프린지 시즌2 22화,23화[Fringe Season2 Ep22,23]  (0) 2010.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