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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돌아오는 길 the way back

 

친구 상윤을 사고로 잃은 아픔이 가실 무렵 친구 민철의 째즈바에서 알바하다 지수와 친해진 선일.
상윤을 부추긴 것이 선일이었기에 그 죄책감 때문에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지만
친구 강일이 계속 선일을 악의 세계로 다시 끌어들이려 하자 짜증이 앞선다.

거듭되는 지수와의 만남 속에 선일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한데
어느날 지수에게 폭력을 휘두르려던 준혁 때문에 선일은 지수에게 뭔가 사연이 있음을 알게 되지만
지수는 '화내지 말라'고만 한다.

선일의 생일날, 지수의 회사 앞에서 준혁을 두번째로 부딪히게 되자 선일은 
지수를 보호하기 위해 준혁에게 주먹을 휘두르지만 지수는 선일의 눈빛이 무섭다며 이별을 통보한다.
이별의 아픔으로 집에만 틀어박혀 있던 선일에게 바의 알바생 은수가 찾아와 친구 상윤을 무척 좋아했었다며
선일에게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살라고 하자 선일은 다시 여행을 떠난다.


웬지 영화는 처음부터 위태로워 보인다.
그것은 피투성이 상윤을 차에 싣고 달리는 모습이 그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각자에게 주어진 길을 가는 네명의 친구들 모습이나 외로운 얼굴로 바를 찾아 술을 마시는 지수,
알바생 은수 등 모든 등장인물은 교집합을 함유한 전체집합으로서 삐걱대는 것이다.


감독자신의 경험실화를 통해 과연 감독이 하고자 하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5년 동안 사귄 남친의 폭력앞에 무기력했던 자신의 모습을 결코 바꿀 수 없었기에 선일에게 웃으라고 말하던 지수의 아픔이나
시큰둥한 표정과 말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뿐인 은수,
강일의 꼬붕으로 살아온 세월에 만족한다는 바보 같은 홍주, 자신의 바를 친구에게 맡기고 겉도는 민철...

영화는 주인공 선일의 새로운 인생살이를 보여주려다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지 못한 지수로 인해
결국 선일의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 마무리되며 허무함을 안겨주며
'돌아오는 길'이 아닌 '떠나는 길'을 보여줄 뿐이다.
그렇게 청춘들의 인생이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