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누군지 떠오르지 않는 환자의 영상을 보기 시작하면서 나름대로 그 환자의 문제점과 증상을 파악하던 오에는 남자 자신은 그림자 나라에서 왔는데 (인간과의 관계를 없애기 위해) 되돌아 가면 오에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지만 비디오 영상으로 자신을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하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했다가 결국 겁에 질리게 된다.
바로 그때, 오에의 뒤에는 그 남자가 있었고 남자는 자신이 그림자나라에 속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하지만 오에는 그 남자의 존재를 인정하기도 싫고, 왠지 겁이나서 집으로 도망치고 만다.
집에 돌아온 오에는 아키히로가 사라졌음을 깨달으며, 그 남자와 자신의 존재에 관한 글을 쓴다.
'...기록을 남기는 것은 기억에서 그 남자가 사라져도 다른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고
기록을 남기는 오에의 행동은 의식을 갖고 있는 자신에 대한 증명이고, 기록을 남기는 자신은 존재...'
(오에는 아키히로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지만 아키히로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기에 결국 오에의 기억도 없어지는 것이고
그 기억이 없어지면 아키히로는 결국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고,
그와의 간섭을 하던 오에 또한 아무런 간섭이 없으니 존재하지 않게 된다)
다른 내용들에 비해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
'(존재하지 않는데) 존재한다고 느끼는 것은 서로의 간섭(;상호작용)에 의한 것이고
그 간섭이 없다면 (기억에서 사라져)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니 (자기자신과 간섭 없는) 세상도 없다'로 정리할 수 있겠는데
누군가의 기억속에 남아 있으려면 그 사람과의 간섭(;상호작용, 교류)이 있어야 하고,
그 간섭이 있다해도 만약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존재의 기억은 간섭에도 불구하고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남자는 촬영 중 사라지게 된 것이고 오에는 남자의 재등장에 놀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상대의 (원래 존재했건 아니건) 존재는 일방의 간섭에 의해 존재한 순간에 기억이 만들어진 것이란 것은
예를 들어, 길을 가는 많은 사람들 중 누군가 죽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이나 현장에 내가 직접 간섭하면 그 사람은 존재하는 것으로 내 기억에 자리잡는 것이고
내가 무심코 그냥 지나치면 그 사람의 실제 존재와는 상관없이 그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얘기~
어렵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은 일방통행이 아닌 서로의 간섭, 상호작용, 교류 등에 의한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니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대화하라는 것 쯤이 결론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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