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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세상에서도 기묘한 이야기 2009 가을 특별판

<검색하는 여자>
늘 정보를 검색하며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는 카나코.
운명의 남자를 만날 운이라는 들뜬 마음으로 친구들과 함께 간 미팅에서 남자들을 검색해 본다. 그럴 듯해 보였던 축구선수는 별 볼 일 없고, 촉망 받는 IT사업가는 도산위기라고 하고, 맞은 편에 앉은 미야케 료는 재벌2세.
그러나, 동명이인이 있었으니 그는 살인마.
카나코의 맞은편의 료는 과연 누구란 말인가?

한자 이름도, 생일도, 거주지도 살인마와 같은 료를 카나코는 살인마로 단정짓고 그를 피하지만
그런 그녀를 료는 집까지 바래다 주려 하지만 카나코는 도망친다.
그런데, 카나코의 옆집으로 이사왔다는 료를 보고 도망치던 카나코는 결국 료를 우산으로 살해하고 마는데...
(휴대전화 속 연쇄살인마의 몽타쥬는 어느새 무고한 이웃을 죽인 범인인 카나코의 사진으로 바뀌고 그녀는 경찰에 연행된다.)  

<자살자 재활용법>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을 현장에서 붙잡아 그 목숨을 재활용하는 법이 제정되었다.
붙잡힌 사람들은 흰옷과 검정옷이 입힌 채, 영문을 모르고 있는데 주사위를 던져 흰옷의 사람들은 장기기증으로 목숨을 재활용한다.
살아남은 검정옷의 사람들은 갇혀 있다가 빨간 물약을 먹고 일부가 죽는데 신약의 임상실험이었다고 한다. 얼마 후, 불려간 곳은 무고한 인질들을 잡고 경찰과 대치중인 범인들이 있는 버스. 인질들과 맞교환으로 버스 안으로 들어가게 된 그들은 곧이은 경찰의 작전 중 일부가 또 사망한다.
살아남는 것은 그들에게 과연 유감이고 불행한 일인가?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셋은 위험한 바이러스가 퍼진 실험실의 시한폭탄을 해체해야 한다.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런데, 과연 살아남아야 하는 것인가?
("사는거야. 어떤 인생이라도 좋아. 어쨌든 살아가자."는 의지를 불태운 최후의 생존자는 또다시 빌딩에서 떨어져
자살자 재활용법에 의해 처리된다.)

<이상적인 스키야키>
시오리와의 결혼 승낙을 받기 위해 그녀의 집을 찾은 카즈.
그런데, 카즈는 부모님 대면에 대한 긴장감보다 4명 이상이 먹는 이상적 스키야키에 대한 생각 밖에 없다. 우지牛脂를 냄비(후라이팬?)에 먼저 두르고, 얇게 썬 쇠고기를 올리는 것에서부터 버섯과 곤약,파 등을 놓는 일까지 카즈의 머리속에는 온통 맛있는 스키야키를 만드는 순서와 조리시간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혼자서 쇠고기를 다 먹어치우거나 먹다 남은 달걀을 부어 버리는 부모나 달걀을 먹지도 않는 시오리 때문에 과연 그 결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갈등을 한다.

(시간이 흘러 카즈는 애들과 함께 자신이 알고 있던 스키야키의 방법과 시오리네에서 본 방법을 섞어 맛있게 먹는다.)

<저주 재판>

유미코는 아들을 유치원에 맡기고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석한다.
사람들에게 저주를 걸어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는 여인은 보기에도 섬뜩하기만
한데 증인까지 죽는 일이 벌어지고 유미코 또한 천식 흡입기가 막혀 병원까지
가게 된다. 하지만, 피고의 무죄는 인정하기가 힘든 유미코에 비해 재판 중 검사까지 피를 흘리자 모두는 저주가 무서워 무죄라고 결론 내린다.

한편, 아들 유키가 아프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집으로 가지만 그 원인을 알지 못한다는 말에 유미코는 피고의 집을 찾아가지만
거기서 들은 말은 누군가 유미코를 저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집에 돌아온 유미코에게 아들 유키는 유치원 선생님과 아빠가 무척 가까운가보다고 말하는데....
(유미코는 유치원 선생을 저주하며 즐거워하기 시작한다.)


<꿈 검열관>
사람들의 안정된 수면을 유지시키기 위한 사명으로 일하는 꿈 검열관들.
편안한 잠을 방해하는 것이 있으면 꿈을 바꾸기도 하고, 인상이 나쁜 사람은 변장을 
시키고, 나쁜 추억은 다른 상징으로 대체 시키기도 한다.
아들의 자살로 충격을 받은 엄마를 위해 아들의 모습은 그녀의 꿈에 나타나서는 안되며
따돌림을 한 친구들의 모습도 보이면 안된다.
그런 수면법을 수호하는 긍지를 갖고 일하는 검열관.
과연 그가 하는 행동은 옳은 것인가?
술에 취해 잠든 엄마의 방에 불이 났을때, '자살한 자식을 6개월 동안 만나서는 안된다'는 규칙을 내세우던 검열관은
과연 아들을 엄마의 꿈에 나타나게 해서 엄마를 구할 것인가? 계속 편안한 잠을 자게 하는 규칙을 지킬 것인가?
(계속해서 아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엄마와 달리 아들은 엄마가 자신을 미워할 것이라며 꿈 속에 나타나기를 꺼리는데
검열관은 그런 아들을 엄마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설득시켜 꿈에 나타나게 하며 처음으로 수면법 규칙을 어긴다.)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는 일본인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을 여지없이 잘 보여준다.
늘 접하는 것들 속에서의 사소한 것들에서부터 무심결에 흘려보낼 것들을 다시 되새기게 해주는 마력을 가졌다고 해야 한다.
처음에 접했을 때의 신선함은 다소 희석되어 가는 듯하지만 그 재미와 몰입은 여전하다.

사람을 처음 만나면서 검색을 통해 정보를 파악하고 의도적인 접근을 하려던 여자는 결국 뜻하지 않는 결과를 만들게 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포기하려던 사람들이 타인이 죽이려 할 때에는 그것을 거부하게 되는 아이러니를 저지르고,
자신의 지식과 방법에 집착하던 사람도 결국은 어떤 계기로 인해 수정된 방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고,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어도 우리 모두는 다른 사람을 저주하기도 하며 그것을 즐기고,
편안한 잠만을 생각하는 꿈 검열도 결국은 무엇이 진정한 편안함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면서 규칙을 어기게 되고....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이끌어 내느냐에 따라 그 결과도 바뀐다는 교훈이 아닐까....
내일을 위해 자야겠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재밌는 시리즈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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