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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우리집에 왜 왔니


 

아내를 잃은 죄책감에 시달리던 병희(박희순)는 집에서 자살을 시도하는데
이때, 불쑥 나타나, "다녀왔습니다"며 병희를 살리게 된 수강(강혜정)
그녀는 도대체 왜 온 것인가?
수강은 한가지 질문만 받겠다며 대답한다..."잘 보이니까~"


무엇이 잘 보인다는건지 도대체?....

따돌림 받던 고등학생 때 알게된 중학생 지민을 짝사랑하던 수강은 지민이 전학가도 쫓아 다닌다.
그런 수강에게 지민의 말은 "그저 다 좋고, 왠지 글씨에 하트가 달려 있는 것 같아..."

강혜정표 순수함은 시종일관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의미심장을 담고 얼굴에 웃음을 머금게 한다.
그녀가 아닌 다른 누구가 그런 천연덕스럽고도 맑은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사랑의 형태는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아. 괴롭히고 싶지 않은데 그 사람이 괴로워 하면 어떻게 하지?"
그래, 맞다.
나는 나쁜 마음을 먹고 하는 게 아닌데 상대방이 그렇게 받아 들이고 힘겨워 한다면 자신으로서는 방식을 바꿔야 하는데
그 방식마저도 힘겨워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방이 받아 들일 수 있는 형태로만 해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억지이거나 구속이다.
그 마음을 얻기 위해 자기 마음을 버린다...누구나 쉽게 하고, 당연시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한번쯤은 생각해 볼 일이다.
비록 스토킹이라 해도 그 방식이 받아 들일 수 없을 뿐이지 그 마음은 나쁘지 않잖아?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만의 방식이거나 상대방이 거부할 정도라면 문제가 되는 게 일반적이라는 게 중요하지...

"일면식도 없는데 왜 저희 집에...?"하던 병희에게 있어,
아니, 영화를 보는 우리 모두에게.
결국, 우리집은 바로 '우리 각자의 마음으로 초대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사랑'이라는...

"다녀왔습니다"해야지~ 날 보러 와 준거야?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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