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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7단계 Phase 7 Fase7

 

이건 스릴러 혹은 공포영화인지, 재난영화인지 구분조차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화산이 폭발하거나 지구가 위험에 처하는 일도 없다.
다만, 뭔지 모를 전염병이 돌고 있으니 집안에 가만히 있으라며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아파트에 고립격리될 뿐이고
그들 사이에서 일이 벌어질 뿐이다.
게다가, 관객을 더 갑갑하게 만드는 것은 도대체 뭔 일이 있는 것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고
그것이 사실인지의 여부도 불확실하며 등장인물들은 과연 제정신인지 등 모든 것이 (내용은 쉽지만) 아리까리 그 자체다.

새벽에 남편이 피투성이가 되어 들어왔는데도 그냥 둘러대는 변명을 믿는 것이나
그 시간에 이웃이 벨을 눌러 남편과의 동행을 요청할 때, 손톱으로 남편을 할퀴고 내빼는 아내도 이상하기만 하고,
이웃주민의 머리통이 이웃사람이 쏜 총에 의해 날아갔는데도 아무말 없는 것도 이상하기만 하다.
너무 주최측의 의도대로 흐르는 것이거나 너무 문화적 차이가 큰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영화를 보는 내내 그런 갑갑함은 지울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결말부에서 보여주는 부시 전前대통령의 "UN에 힘을 실어주자"는 TV연설이, 어쩌면,
강대국 미국을 비꼬는 듯한 내용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즉, 강성 미국에 의해 약소국이나 일반인들은 그것이 뭔지도 모르는 채 서로 의심하고, 헐뜯다
서로에게 총질을 해댈 수도 있다는 것을 비꼬아 보여주자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영화는 그렇게 갑갑함을 안겨주다가 살아남은 바보같은 주인공 부부가 밝은 빛을 향해
내비게이션의 인도대로 나아간다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Phase 7 CA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