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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더운 여름한낮의 수암봉


헬기장에서 바라 본 수암봉

더운 여름날의 수암봉.
더위에 지쳤는지 새들도 지저귀지 않고, 구름도 제자리에 머물기만 하는 한낮,
몇명 보이지 않는 산길을 천천히 오른다.

쉽게 오르게 해 주지 않으려는 듯한 경사로를 딛고 한걸음 나아가며 생각에 잠긴다.
왜 오르는지...
왜 땀 흘리는지...

내린 비에 고였던 물이 흐르며 만들어 내는 물소리에 내려오는 걸음은 경쾌하고
가볍다. 그 물에 발을 담그고 얘기를 나누며 깔깔대는 아낙네들이 부럽다.
흐르는 땀과 세속에 찌든 얼굴을 약수터의 시원한 물로 씻어내린다. 




30분에서 1시간이면 쉽게 오르는데...
- 저만큼만 가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데...
오르락 내리락, 나를 힘들게 하는 돌과 바위들...
-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는 인생, 시련이 있기 마련이지...
계속 내딛는 걸음에 숨이 차 오는데...
- 힘들어도 계속 나아가야 하는데...
362m는 별 것도 아닌데, 1시간이면 정상인데...
- 목표가 조금씩 보이고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그렇게 산을 오르며 나를 다그치고 그렇게 정상에 도달한다.
산에 오르는 것은 인생의 목표에 이르는 작업이다.
더운 여름날의 산행은 땀과 더위를 스스로 다스리게 해주는 철저한 자기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