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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친구등록-기묘한 이야기 2001

친구 하나 없이 늘 외톨이인 사유리.
어느날, 휴대전화로 온 문자 메시지를 보고 '친구등록'이란 걸 재미삼아 한다.
다음날 바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는 명랑한 친구가 생기지만 왠지 내키지 않아 친구삭제하고, 얌전한 친구를 원하게 된다.
하지만, 너무 얌전한 것 같아 삭제해 버린 후, 이번에는 3명을 한번에 등록하게 되는데 갑자기 친구들이 생겨 좋기만 했던 사유리는 그런 식으로 자꾸 친구를 늘여가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맘에 들지 않는 친구를 삭제할 때마다 친구들은 그 친구를 알지 못한다며 사유리만 모르는 이상한 반응을 보이고 침울해 하더니 급기야 모두를 삭제하던 사유리의 눈앞에서 모든 친구들이 사라지고 만다.


그제서야 친구등록과 삭제에 관한 상황을 사유리도 알게 되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고,
새로 온 문자메시지에는 친구삭제 인원을 초과했으므로 다른 사람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사유리 또한 다른 친구들이 그랬던 것처럼 마사에의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친구는 그런 식으로 사귀지 안 될 것 같아 마사에에게 솔직하게 얘기하는데...

마사에는 친구삭제가 어떤 것인지 알고 사유리를 삭제하려 한다.



휴대전화를 비롯한 문명의 이기를 통한 인간관계나 교제에 대해 경고를 하는 무서운 내용이다.
일정조건하에서 새로운 친구를 쉽게 찾고, 그렇게 지워버릴 수 있다는 것은 편리성에 다름 아니지만
그 이면에 있는 삭제 인원수 초과는 자기자신 또한 등록과 삭제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잘 엮었다.
자칫 잘못하면 세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

바람직한 친구는 그냥 편하게 좋기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쁨과 슬픔, 아픔을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인간적인 사람이어야 하며 쉽게 사귀고, 헤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그런데, 왜 내 휴대전화에 등록된 친구들은 문자메시지도, 전화도 없지?
너무 많이 지워 버렸나?
그래도 아직까지 억지로 다른 사람의 친구가 되지는 않아도 되니 다행이다.
전화번호부에서 친구그룹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친구를 더 많이 만들든지, 있는 친구 유지하든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