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ng Still

화려한 휴가May 18

directed by 김지훈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이 두 마디는 1980년 5월의 광주로 우리를 데려간다.
친구가, 애인이, 가족이 이유없는 몽둥이에 다치거나 죽고, 그래서 시위에 가담했을 뿐인데
결국 돌아온 것은 총탄세례...그것이 같은 민족에 대한,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땅 군인들의 국토수호였다. 
아무리, 명령과 복종으로 지탱하는 조직이라지만 죄없는 동족을 그렇게 짓밟을 수 있을까?
도대체 어떤 단순무식이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할까?

어정쩡하고 허울 좋은 명분 아래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과거의 무고한 국민을 죽인 그 천인공노할 인간은 전재산 29만원으로 연희동에서 밥 잘 ㅊ ㅕ 먹고 있고
사랑하는 이들을 잃으며 온몸으로 싸워야 했거나 지켜봐야 했던 이들은 아직도 그날을 잊지 못한다.

마지막 장면에 눈이 시리다.
모두가 즐겁게 웃으며 사진을 찍으려 하는데 유독 신애(이요원)만이 딱딱하고 굳은 표정이다.
그녀는 살아 남은 자의 슬픔과 고통을 보여주고, 나머지 모두는 죽은 것이다. 
그때, 귓전을 울리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광주의 1980년 5월과 그들은 결코 폭도가 아니었음을 기억하라는 메아리로 남는다.


영화적 재미와 메시지를 간직하며
결코 화려하지 않은, 그러나 너무도 핏빛이었던 그 휴가를 27년이 지난 시간에
다시 기억으로 불러 내는 것에도 한계를 느껴야 하는 안타까운 우리의 21세기에
가슴 저미는 슬픔과 미안함을 느끼며, 물리적 거리로는 먼 거리이지만
그곳에 잠들어 있을 많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매순간 뜨겁게 살자 다짐해 본다.


‘화려한 휴가’ 유머와 웃음 속에 대중의 눈물을 훔쳤다[씨네리뷰]
[리뷰]‘강추’ 화려한 휴가, 대중적으로 접근한 광주의 비극
[리뷰]‘비추’ 화려한 휴가, 용기있는 그러나 아쉬운 시도
기억하자고 말하는 광주 영화 <화려한 휴가>
 [PREVIEW]<화려한 휴가>-5.18에 대한 뒤늦은 만가(輓歌)
 [리뷰]화려한 휴가, 사건 아닌 사람들 이야기

'Moving Still'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 1953  (0) 2010.06.19
러브 익스포저 愛のむきだし Love Exposure  (0) 2010.06.16
C+탐정  (0) 2010.06.16
모범시민 Law Abiding Citizen  (0) 2010.06.15
리볼버 Revolver  (0) 2010.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