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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세상/아포리즘

저 다리를 건너...


       더운 여름날, 지난 겨울을 생각한다.
       모든 겨울은 지나고 나면 '더위'의 반대로서의 '추위'만을 남긴 채 뚜렷한 기억을 주지 못한다.
       그렇게 모든 겨울이 춥고 모든 여름은 덥다.
       하지만, 봄에 접어들 3월초에 내린 겨울의 눈은 내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자주 접하는 길들이지만 눈이 내려 길을 덮으면 새롭기만 하다.
       매일 접하는 여인도 옷을 바꿔 입거나 머리모양만 바꿔도 전혀 다르게 보이듯....
       마른 나무가지에도 눈이 쌓이고, 다리 난간에도 하얗게 덮힌다. 그러면서 계속 내린다.
       눈 내리는 사진을 보노라니, 창밖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갑자기 시원하게 느껴진다.

       저다리를 건너서면 정상에 좀더 가까이 가지만 계절은 시간이 흘러야 바뀌니... 
       사진을 위해 멈춰선 나처럼 계절도 멈춘 듯하다.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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