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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세상

양재 호랑이의 벽

다소곳한 눈매가 이쁜 양재 호랑이에게 주는 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많은 벽이 존재한다.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그 건물의 벽부터 시작해서,
휴식을 위해 돌아온 내집의 벽 그리고 무엇보다 심한 우리 마음 속의 벽.

인간이 만든 유형물로서의 벽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그저 잠시 바라볼 뿐이라지만,
인간이 만든 인간 스스로의 벽은 그 벽을 넘고 싶은 이에게는 참 힘든 것이다.

살다보니 그 벽에도 여러 유형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저 높기만 해서 저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벽도 있고,
저 멀리 건너편이 잘 보이지만 다가설 수 없는 벽도 있고,
높지도 않은데 내가 감히 넘어갈 수 없는 벽도 있고,
아무런 유형의 가로막이 없는데도 누구도 넘어설 수 없는 그런 추상의 벽이 있다.
사람이 만든 유형의 벽은 그냥 불도저로, 망치로 허물면 된다지만 사람이 사람의 마음 속에 만든 벽은 만든 그 사람이 허물지 않으면 누구도 허물 수 없는 것인데 그런 벽을 마주하게 되거나, 부딪히게 되면 갈등을 하게 된다.
'이 벽을 넘어야 하나?  어떻게? 왜?"

그냥 쉽게 돌아 다른 길로 가면 된다는 것을 뻔히 알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서 망설이는 것은 그 벽을 넘어 보고 싶은 무작정의 욕심일 뿐일까?
아니다.
그것은 어떤 벽이냐의 문제와 그 벽을 왜 넘으려 하느냐의 문제 등 여러가지가 있다.



"꽃 피거나  아름다운 새소리 들리지 않아도, 그저 벽을 넘어, 그 허울었음이 좋을텐데..."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똑같지 않은 법. 내가 만든 벽이나 울타리도 스스로 허물지 못하는데 어찌 다른 사람이 만든 벽을 탓하리오...
그래도,
그래도,
그 벽이나 울타리를 넘어서고, 그 경계에 꽃을 심고, 아름다운 새소리가 들리게 하고 싶음은....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 마음 깊은 곳에 기쁨, 슬픔, 아픔 , 분노....
그 모든 것을 갖고, 숨기고, 전혀 그렇지 않은 듯...하며 산다.

그것을 굳이 스스로 드러내지 않아도, 일부러 묻거나 말하려 하지 않아도, 그저 그렇게 느끼고 아는 것들이 있다.


호랑이야,
네 가슴 깊은 곳, 아니 어딘가로부터 나오는 그것을 억눌러 일부러 힘들게 하지 말고 차라리 속 시원히 드러내 "어~~흥"하고 소리쳐 보렴...

하느님도 때로는 슬퍼서 눈물 흘려, 그것이 비로 내릴진대,
혼자만의 아픔으로, 슬픔으로 움켜쥐고 있으면 무엇이 도움이 되겠니?
한번 소리치는 그것으로 어쩌면, 네 깊은 그것이 사라지고 응어리가 풀릴지 누가 아니?
혼자 소리치기 외로우면 친구가 있고, 둘러보고 찾아보면 너와 함께 소리쳐 줄 사람은 많단다.




그 선택은 오로지 벽을 둘러 친 네가 하는거야.
그 사람들은 네 곁에 있는데 네 벽이 높아, 그 벽을 넘지 못해 다만 그렇게 가만히 지켜볼 뿐.

네가 나서야만 해. 바로 지금!
"어~~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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