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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세상

닭죽과 총각김치

뜻하지 않은 맛나는 저녁을 먹었다.
혼자 산다는 핑계로 언젠가부터 대충 아무곳에나 주저앉아 김치 하나 달랑 놓고 뭐든 먹어치우고 "밥 먹었다"했는데
오늘 저녁은 모처럼만의 포식을 한 기분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맛깔스런 닭죽.
정작 인삼도 넣지 않는 삼계탕만을
편하고 쉽다는 이유만으로 즐겨 먹는데
도대체 닭죽이 무엇인지 지난 밤에
처음으로 들었으니...
대충 씻어서 뱃속에는 찹쌀과 대추,마늘 등을 넣고 황기, 뽕나무 줄기와 잎 등을
넣고 1시간30분 정도 푹 익혀 먹는
내 삼계탕에 비해 닭죽은 삼계탕을 먼저 만들고 다시 고기를 뜯어야 하는 등 손이 더 많이 간다.
혼자서는 여간해서 하기 힘들 것 같은데 그걸 해서는 일부러 나눠준다.

그 신경써줌이 너무 고맙다.
양도 푸짐하게 줘서 커다란 내 위가 꽉찰 정도로 먹어 치웠다.



입맛을 더욱 돋게 해 준 것은 총각김치였으니 알맞게 잘 익어 그 향과 맛이 일품이다.
마치 한겨울인 양 시원함을 한껏 풍긴 총각김치는 따뜻한 닭죽과 어울려 그렇게
나의 빈곤한 저녁을 풍성한 식욕으로 채웠고 그 배부름에 행복하기만 하다. 게다가 영양까지...
며칠 전에는 정말 구수한 된장찌개를 사흘동안 끓여 먹게 해 주었는데 오늘은 닭죽과 총각김치까지...

사람과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참 어려우면서 쉬운 것 같다.
사람 저마다의 성격과 개성이 있고, 그것으로 인해 충돌하기도 하는 등 갈등이 있는데
이런 '나눔과 더불어'는 사람을 참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행복하게 한다.
음식 하나가 이렇듯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살아가는 재미 또한 더해주니 더운 이 밤에 별은 더욱 빛난다.

따뜻한 닭죽과 맛깔스런 총각김치를 기꺼이 나눠준 유한선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다.
(죽이 밝은 색이라 짙은색의 그릇으로 옮겨 담아 찍으려 했는데...없다. 모조리 희거나 아이보리색...ㅠㅠ)
내일은 또 된장찌개를 먹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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