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야,
하루종일 끙끙 속으로 앓으며 배고파 했을 너였을 걸 뻔히 알기에
조금 전 나는 짧은 시간 동안, 너에게 죽을 먹였지.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같이 먹어요~"하면서도 혼자 다 먹는 네 모습에 안도했고 그게 보기 좋았어.
(다 먹을건데 숟가락 같이 들었다면 한대 맞았을지도 모르잖아? ㅎㅎ)
하지만, 하루종일 제대로 먹지 않고 드러누워 있었을 널 생각하면 슬퍼.
왜냐하면, 내가 아플 일이라곤 술에 잔뜩 쩔어 혼자 헤롱헤롱 헤멜 때 외에는 없으니
아픈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함을 내가 알거등~
어쨌거나, 땀흘리며 잘 먹고 늘 그랬듯 씩씩하게 가는 네 뒷모습이 보기 좋았고 안심했어.
전혀 알지 못하던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짧든 길든 얘기도 나누고,
그렇게 교감이 있다는 건 어쩌면 서로가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알아가는 것인데
그런 부분에서 요즘의 내 삶에서 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그런데...아프다니~
그러면 안돼지~
사람의 몸이 고깃덩어리 육체와 실제적으로 움직이는 정신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면
육체가 정신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처럼
정신 또한 육체 없으면 그냥 귀신에 지나지 않잖아?
건강할 때, 그 건강이 느껴지지 않을때 스스로 몸을 돌봐야 해~ ... 알어?
모두의 삶은 각자가 느끼는 심각성과 피곤함에 따라 그 깊이가 차이가 나.
모두가 심각하고 피곤하다면 일부러 내 삶을 더 심각하게 하고, 피곤하게 할 필요 없잖아?
그 모든 게 정신에서 나와~ 알지?
너의 (겉으로 보이는) 낙천적 성격상 잘 알거야....그리고, 잘 할 수 있어.
육신의 피로와 피곤은 휴식으로 풀리지만 정신의 그것은 풀리기 힘들더라.
삶이 호랑이를 힘들게 하고, 피곤하게 하여도, 몸이 힘들어도, 정신은 피곤해지지 마~
그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속의 한 순간일 뿐이야.
스스로 나서서, 일부러, 피곤하게 할 필요 없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내!~
각자의 삶은 각자가 살아가지만,
서로가 서로를 보듬고 안아주고 이끌어도 주면서 함께 살아가는거야.
어렵고 힘들면 소리치고, 울기도 하고 때로는 그 자리를 떠나보기도 하면서 그렇게 연명하는게지.
그것이 시한부 인생의 한계일 뿐이야.
다만, 중요한 것은 현재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나머지는 어쩌면, 발버둥쳐봐야, 주어진 대로 나아갈 뿐인지도 모르잖아?
너무 심각하거나 고통스럽게 여기지도 힘들게만 받아들이지도 말고 그냥 좋게,
"아, 좀 쉴 때가 되었구나..."하면 돼~
그저, '그 죽...참 맛있게 잘 먹었지...(맛은 잘 몰라도 일부러 사 준 사람을 생각하면) 정말 맛있었어...'하면 돼.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내일은 내일을 위한 또다른 태양이 뜰 것이고, 그 속에서 우리 모두의 하루는 시작되는거야.
힘들면, 일부러, 창문을 열고 맑은 이땅의 하늘을 보며
시원한 바람도 맞고,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6월의 햇빛도 쐬며 그렇게 비타민D와 함께 재충전하면 돼!
양재 호랑이의 씩씩하고 우렁찬 외침을 기원하며!
ㅇㅏㅈㅑ!!!
'내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ㅎㅊ의 연락두절된 첫사랑? (0) | 2009.06.19 |
---|---|
닭죽과 총각김치 (0) | 2009.06.17 |
양재 호랑이의 벽 (0) | 2009.06.09 |
안티 대한통운 택배 (0) | 2009.05.28 |
훈족 아틸라는 한민족 (0) | 2009.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