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ng Still

마지막 한 걸음까지

©somachoking 마쵸킹® 2009. 5. 12. 21:04
 

성탄절까지는 돌아오겠다며 약속한 후,

2차대전 패전국으로서 러시아군의 포로가 된 독일군 클로렌스.

그는 시베리아 탄광에서 석탄 캐는 일을 하다 탈출에 성공하고,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환상과 싸우며

결국은 수천킬로미터를 걸어 가족의 품에 안긴다.

 

엽서를 보내주겠다는 딸과의 약속을 늦게라도 실천하기 위해

기차역에서 엽서를 사는 다정한 아빠,

그런 아빠를 늘 그리워 하며 자란 딸.

그 딸은 성탄절 미사를 드리던 중,

어린 시절 자신이 성모 마리아를 보며 간절히 기도했던 것을

생각하며

뒤돌아 보게 되는데... 그곳에는 ...

 

마지막에 딸이 뒤돌아 보며 일어서서 가는 모습부터는 눈물이 났다.

헐리우드 영화가 아닌 패전국 독일의 관점에서 얘기하는 것이라

다소 지겨운 감도 없지 않지만

영화로서 잔잔하게 와닿는 것은 변함없다.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온갖 역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견디며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돌아가서 만나야 할 가족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를 도와준 사람들.

그 중에서도 유태인이면서도 그를 도와준 이에게서는

"왜 나를 돕느냐?"를 거듭 물으며 확인하지만

"스스로 찾아보라."며

"다른이였어도 그렇게 했으리라"고 하는 부분에서

독일인들의 반성과 참회, 그리고 유태인에 대한 존중이 엿보였다.

 

매일매일 바쁘면서도 따분한 일상을 보내는 우리.

매일 앞으로 나아가는 듯 하지만 과연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인지...

앞으로 간다면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내 발길이 날 이끄는 곳까지...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