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ng Still

똥파리 Breathless

©somachoking 마쵸킹® 2009. 12. 25. 18:53

어린시절 아버지의 폭력으로 엄마와 여동생을 잃은 상훈[양익준]은
4살 위인 만식[정만식]의 아래에서 떼인 돈을 받으러 다니며 양아치로 살아간다.
어느날, 침을 뱉다 알게 된 여고생 연희[김꽃비]와 친해지게 되는데 그녀의 삶 또한 간단치 않다.
조카 형인[김희수]과 누나[이승연]를 뒷바라지하지만 출소한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하는 상훈은 폭력을 일삼는다.

죽은 엄마를 계속 욕해대는 아빠와 (상훈과 함께) 떼인 돈이나 받으러 다니는 동생 영재[이 환]의 틈바구니에서
매일 매일이 전쟁인 연희는 부잣집 딸인양 그나마 상훈과 대화를 나누며 위로를 삼는다.
하지만, 서로의 앞에서는 그렇게 씩씩한 척 하던 둘은 상훈의 아버지가 자살을 시도한 후
한강에서 서로에게 "잘 하라"며 얘기를 나누다 울고 만다.

형인의 재롱둥이 잔치가 있는 날, 상훈은 일을 그만두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영재와 함께 돈을 받으러 나섰다가
영재에게 맞아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지고, 재롱잔치에 모인 연희와 누나, 만식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만식의 개업식에 모인 모두는 곧 상훈의 죽음 앞에 눈물 짓게 되고,
연희는 노점상에게 행패를 부리는 무리 속 과거의 상훈 얼굴과 현재의 영재 모습을 보게 된다.
directed by 양익준


등장하는 사람들의 힘들고 아픈 심정처럼 카메라는 계속 흔들린다.
주어진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지만 늘 한계 속에 갇힌 연희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듯 채무자들에게 한풀이 하는 상훈의 일상은 모두의 현실을 대변하는 듯하다.
물론, 그저 그런 똥파리로서의 모습이지만 상훈이 제정신을 차리려 하는 날,
하필이면 자신에게 우물쭈물하지 말라고 했다며 망치를 꺼내든 영재에게 맞아 쓰러지고
영재 또한 그런 상훈의 모습을 따라 똥파리가 되고 만다.

전혀 어색함 없이 빠져들게 만드는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
힘든 삶이어서, 그것을 끝내려 해도 맘대로 그렇게 되지 않아서
그래서, 영어 제목처럼 '숨 쉴 수 없는'이 되고 마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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