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ng Still
피터팬의 공식 the Peter Pan Formula
©somachoking 마쵸킹®
2009. 10. 14. 23:34
전국체전 수영 금메달 유망주인 한수[온주완].
연습 도중 갑자기 수영이 싫어져 그만두겠다고 하고 나오는데 엄마[손희순]가 음독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병원과 집을 오가며 생활해야 하는 한수는 수영도 싫고, 학교마저 자퇴하겠다고 하지만 다들 말린다.
병원비 마련을 위해 그동안 받은 메달과 트로피를 팔려고 하지만 모두 플라스틱이라 곤란하고
엄마의 패물을 푼돈에 파는 정도에 지나지 않자 아르바이트도 하고 편의점을 털기도 한다.
옆집으로 이사 온 여고 음악선생인 인희[김호정]에게 마음이 가는 한수.
그녀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을 들으며 위안을 삼던 어느날, 카드값을 받으러 온 사람들 때문에
계속해서 편의점을 털다 병원에서 옆 침대의 엄마를 간호하던 미진[옥지영]을 편의점에서 만나기도 한다.
인희와 데이트도 하지만 단란한 그들의 모습에 질투가 나는데 요양원에 있다는 민지[박민지]와 얘기를 나누며 친구가 된다.
집으로 찾아온 담임선생님[김미성]과 좋은 성적을 내고 재계약해야만 된다는 수영코치[조성하]까지 한수를 힘들게 하지만
수영에 엄마 간호와 생활까지 책임져야 하는 한수로서는 어렵기만 하다.
인희와 바닷가에 가서 자신의 두려움을 말해 준 후 바다로 뛰어든 한수는 경련으로 물에 빠지지만
다행히 구조된 후, 압류딱지가 가득 붙은 집에 돌아와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
엄마의 유서에 적혀 있던 생부[박용진]의 주소를 찾아간 한수는 병원까지 함께 데려오지만 그는 생부가 아니라고 하자
머리카락으로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를 생부에게 알려주며 불태워 버린다....
written and directed by 조창호
카메라는 계속해서 불안한 삶을 사는 19살 한수의 마음을 대변하듯 흔들린다.
피터팬은 일정나이에서 성장이 멈췄지만 우리 대부분은 계속 정신적, 신체적으로 성장해 가니
좋건 싫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고 그 속의 어려움 또한 짊어져야 하는, 어쩌면 불쌍한 존재인 것이다.
그러나, 인희의 자궁 속으로라도 들어가고자 하는 한수는 측은하기만 하다.
"출발선에 올랐을 때 갑자기 물이 다 사라져 버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은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모두가 부딪쳐야 하는 현실인 것인데 그 두려움으로 인해 출발마저 늦는다면
항상 미적거리며 뒤쳐져 가는 것임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인생 동안의 많은 어려움 속에서 어두운 길을 밝혀 줄 바다의 등대를 찾아야 하는 한수를 비롯한 모두의 마음은
결국 자신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까...
19살 인생은 기다려 지는 것도 많고 무섭거나 두렵기도 할텐데 한수와 같은 고통이라면 너무 안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