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 패밀리

중학교 수학여행에서...

©somachoking 마쵸킹® 2009. 6. 9. 19:19

아직 제주도를 가 보지도 못했지만 학창시절 설악산은 두번에 걸쳐 가게 되었다.
중학교 때도, 고등학교 때도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갔고, 같은 여관에서 묵게 되었고
중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들은 그 우연에 재밌어 하며 고등학교 수학여행에서 여관주인 내외에게도 말해주고 했었는데....
덕분에, 애석하게도, 당시 남들이 중학교때 수학여행 가던 속리산을 아직 구경조차 해 보지 못하고 있다는....
하여간, 그런 중학교 수학여행길에 그나마 남은 사진은 달랑 둘, 그중의 하나.

요즘이야,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이나 많은 이들이 디카를 갖고 다닐테니 이런 단체사진이 별 의미가 없을지 몰라도
당시에는 친한 넘들끼리만 어울리고 사진기를 맘대로 갖고 다닐 수도 없었으니
저렇게 모두 모여 찍지 않으면 안되었고, 그것을 위해 사진사도 같이 동행한 것으로 기억된다.

6월쯤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뜨거운 햇살 아래,
무표정하거나 시무룩한 얼굴로 잔뜩 찡그린 듯해서 사진 찍기전에 얼마나 강압적이었을지...보면 볼수록 우습다.

내 어깨가 넓음을 항상 부러워하던 김종태,
유소년기를 산에서 같이 뛰놀았던 지현이,
짝꿍이었던 우윤균, 키가 가장 컸던 기정이 등 다들 어디서 무엇을 하며 늙어가고 있는지...
그러고 보니, 저 사진에는 재인이와 재상이가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사진(설악산 비선대 근처)에는 있던데...
결국, 사진 속 인물 중 그 누구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데 사진에 나오지 않은 재인이와만 연락하고 있다.

낮 동안에는 아무런 생각이나 의지 없이 그저 이끄는 대로 여기저기 다니고,
밤에는 할 일 없어 빈둥거리다 조숙한 넘들이 가져온 양주나 소주에 입 대보며 재밌어 하고...
그런데, 저 사진 외에는 도대체 수학여행에서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푸하하하~
지난 3월, 강릉쪽 여행을 갔을 때 미리 떠올렸더라면 저곳에 가서 몇십년만의 셀카놀이라도 했을텐데 미처 그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