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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불신지옥


학교와 각종 아르바이트로 하루종일 바쁘게 생활하는 희진[남상미].
감기에 걸린 피곤한 몸을 겨우 뉘었는데 동생 소진[심은경]의 전화가 온다.
다음날, 기독교 환자 엄마[김보연]로부터 소진이 없어졌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실종신고를 받고 나온 경찰[류승룡]은 단순가출일지도 모르니 기다리라며 경비원 등에게 수소문하기 시작한다.
그때, 화단에 무엇인가 떨어지고 그것은 정미[오지은]가 자살을 한 것이었는데 유서에는 '소진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경비원[이창직]은 그집은 요망한 집이고 소진이는 신들린 애라며 미친듯 흥분하기까지 하더니 급기야
독극물을 잔뜩 먹고 죽게 되는데 현장에는 자살 유서에서와 같은 종이 조각이 있다.
한편, 경자[문희경]가 찾아와 소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 뒤,
소진이를 찾는 수배전단을 만들고 온 희진을 경자는 십자가로 기절시킨다.
그 시간 경찰은 CCTV를 확인하다 부적을 그렸을 만수보살을 찾아가는데 그것은 바로 혜진의 집으로 찾아온 경자였다.

맞은 것 외에는 기억하지 못하는 희진을 쉬게 한 후 경찰이 밖으로 나오자 수경[장영남]은 소진이를 봤다고 하는데
그녀로부터 소진이의 알 수 없는 능력과 자신의 암 퇴치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된다.
딸이 위독하다는 말에 경찰이 병원에 간 사이, 수경은 희진에게 소진이를 지하실에서 봤다고 하더니 이내 자살해 버리고
희진은 소진을 찾아 지하실로 갔다가 경자를 발견하고는 경찰에 신고한다.
경자는 수경이 말하지 않은 사실을 말해주고는 자살해 버리는데 결국 남은 용의자는 엄마와 희진뿐이다.

희진을 뒤쫓아 집으로 온 경찰은 희진이 자신의 아픈 딸 지은이가 한 말을 그대로 하자 놀라는데
희진은 아파트 옥상에서 죽은 소진과 함께 있는 엄마를 발견한다.....후략

인간의 나약한 내면 심리를 그린 웰메이드 공포영화
공포영화의 모든 것                                           

탄탄한 줄거리와 긴장감 넘치는 진행과 대사, 그것을 잘 받쳐주는 음악으로 이끌어 간다.
잔인함과 지저분함으로 공포를 일으키려는 시도보다 내면의 심리를 통한 공포는 역시 짜릿함을 안겨주고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어 준다.

'불신=지옥, 믿음=친국'이라는 이분법적 등식으로 보자면,
사후의 구원을 믿는다는 것은 (누구도 알 수 없으므로) 결국은 천국이 될 수 밖에 없고, 불신은 지옥이 맞다.
그렇게 따졌을 때, 살아 있는 딸이 구세주라고 믿는 엄마에게 그것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사탄일 수 밖에 없으며
믿음을 가진 엄마는 옥상에서 떨어지면서도 구원을 믿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기독교 환자인 엄마 뿐만 아니라 무당인 경자나 수경 등에게서도 보여진다.
(비록 대상이나 종교가 다르긴 하지만 어쨌거나 소진의 현상태를) 믿기 때문에 부적을 만들려 하는 것이고
암이 치유된 것이며, 소진의 말대로 모두 죽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중요한 것은 '모두 죽게 되겠네'란 말에 따라 죽는다는 것은 궁극적 구원은 아니라는 것.
같은 믿음이지만 엄마의 자살은 믿음의 결과이니 구원일 수 있지만, 나머지의 죽음은 형벌로서의 지옥이라는 것.
그래서, 영화는 '불신은 지옥'이라는 외침과 아울러 '믿음=천국'이라는 불확실한 외침도 동시에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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