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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Still

IT 그것

아마도 TV에서 얼핏 본 것 같은데 왠지 모를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스티븐 킹의 소설이자 TV시리즈의 리메이크인 영화는 '찌질이들의 모임(The Losers' Club)이란 부제가 달렸는데 주요 등장인물은 꼬맹이들이다.
그러나, 이야기 전개는 어른들은 배제한 채 어린이들의 성장을 보여준다. 표현하자면, '공포를 마주하는 꼬맹이들의 자세'인 것이다.

동서양 문화 차이탓에 우리는 서양의 삐에로Pennywise에 대해 어둠 속에서 갑자기 튀어 나오지 않는다면, 별다른 두려움이 없지만 서양인들은 어릴적부터 그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막연한 공포를 갖고 있는 것 같다. 그 공포가 영화전체를 끌고 가는 힘이다.
형상을 맘대로 바꿀 수 있어 삐에로가 되기도 하고, 흡혈귀,늑대인간,미이라,마녀로도 변하는 그것은 모든 악의 근원이자 우두머리인 것이다.

스크린에 투사되는 영상인 영화에서 두려움이란 것은 그 두려움의 실체가 구체화 되기 전까지가 공포를 안겨 주고, 구체화된 후부터는 인간의 심리를 파고 드는 기교가 좌우한다고 할 때, 이 영화는 삐에로에 대한 두려움이 약하거나 없는 우리에게 별다른 공포를 주지 못하면서도 빠져 들게 하는 힘이 있다. 게다가 그 주인공들이 꼬맹이들이기까지 하니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가 오히려 푹 빠지게 만든다.


살인과 실종사건이 이상하게 많이 생기는 데리Derry라는 마을,
비 오는 어느 날 종이배를 들고 나간 동생이 사라졌다.형 빌은 ‘루저 클럽’ 친구들과 함께 동생을 찾아 나서고, 27년마다 가장 무서워하는 것의 모습을 한 채 아이들을 잡아먹는다는 ‘그것’이 빨간 풍선을 든 삐에로의 모습으로 그들 앞에 나타나는데…빌과 친구들은 공포를 이겨내고 ‘그것’에 맞서 동생과 사라진 아이들을 찾을 수 있을까?

개봉일: 2017년 9월 7일 (슬로바키아)
감독: 안드레스 무시에티
원작: 그것
원작자: 스티븐 킹
각본: 캐리 후쿠나가, 체이스 팔머, 게리 다우버맨

영화의 근간은 주인공 각자의 기억 속 공포의 대상이 실체화 되어 나타나면서 그것을 회피하고자 하는 인간 본성과 그에 맞서 극복하고자 하는 용기이지만 동시에 그 모든 극복의 바탕에는 '사랑'이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영화 속 어른들은 어찌된 일인지 현실타개에 적극적이지 않다. 과거는 과거일 뿐 그 극복은 현실안주와 새로운 미래를 향한 단 한걸음만을 중요시한다. 동생을 되찾고자 하는 빌에게 소리치는 아빠, 욕실이 피투성이가 되었어도 알지 못하는 베벌리의 아빠, 천식 등으로 몸이 약하니 친구들과 뛰어 놀면 위험하다는 엄마를 보면 알 수 있다.

반면, 고학년이면서 저학년생들을 괴롭히는 헨리와 그런 아들의 내면이 유약함을 지적하는 경찰 아빠는 다르다. 왜일까? 그런 질문에 답하듯 경찰아빠는 자신이 약하지 않음을 보여주려는 아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자신의 두려움이 실체화된 현실에 노출된 어린 친구들은 사랑과 우정으로 결국 하나되어 악恶을 물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