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ng Still

채용시험-기묘한 이야기 2002

©somachoking 마쵸킹® 2010. 7. 30. 23:42
취직을 위한 채용시험의 마지막 관문에 온 96번 지원녀.
취업을 위해 그녀는 모든 것을 다할 각오로 어릴적 할머니가 가르쳐 주신 'cross my finger'를 되뇌며 시험에 임한다.
첫 심사는 간단한 문장을 반복해서 쓰기.
다른 지원자들은 쓰다가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게으름을 피우기도 하지만 그녀는 집중해서 몇시간 동안 가장 많은 매수를 쓴다.
둘째 심사는 손등에 얹은 접시 위의 잔을 떨어뜨리지 않기.
가만히 있으면 될 것 같았지만 실내의 불이 꺼지거나 바닥에 거미가 기어 다니는 것을 보고 놀라는 등의 혼란 속에 몇 명은 잔을 떨어뜨린다.이어진 마지막 심사는 총알이 든 권총을 자신의 관자놀이에 대고 방아쇠 당기기.

다른 지원자들은 자칫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기에 기권하거나 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96번은 응한다.


드디어 합격자 발표.
그녀만 불합격이다.
왜 불합격이냐고 묻는 그녀의 말에 감독관은 말한다.
'인간성과 감정이란 것을 기계가 가질 수 있을까?'란 실험에서 기계는 역시 프로그램된 대로 이행했을 뿐이라고...
그리고, 감독관은 새로운 96번 휴머노이드 실험을 준비한다.



초등학생도 할 수 있을 반복해서 쓰기나 누구나 평정심만 가지만 할 수 있을 일정시간 동안의 자세 유지는
그냥 단순한 인내심 테스트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역시, 총알이 든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러시안 룰렛에는 망설이지 않을 수 없는데
그것은 바로, 인간에게는 교육과 법, 질서 등의 규범을 넘어서는 자기생각과 감정, 상황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찌기 '블레이드 러너' 등의 영화나 2005년 '미녀캔'에서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휴머노이드'를 원했지.

프로그램되지 않은 생각과 결과적 행동을 cross one's finger해서 헤쳐나갈 수 있게 한다는 발상이 좋았는데
프로그램되지 않은 것은 역시 저장된 DB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