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ng Still

러브 익스포저 愛のむきだし Love Exposure

©somachoking 마쵸킹® 2010. 6. 16. 01:08

directed by 소노 시온 園子温 Shion Sono


런닝타임 240여분 중 처음 80분을 보는 동안에는 도대체 뭐하자는 영화인지 알 수 없으면서 시간이 갈수록 궁금해진다.
신부가 된 아빠의 강요에 못 이겨 일부러 사소한 것에서 시작하는 죄를 짓더니
급기야는 관심을 끌기 위해 도촬에까지 이르게 되며 절도, 폭력, 변태짓을 일삼는다. 그것도 고삐리가...
그래서, 더욱 관객의 입장에서는 뭐하자는 영화인지 궁금해 질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영화는 더 엉뚱해진다.
신부인 아빠[와타베 아츠로]를 사랑한다는 사오리[와타나베 마키코]라는 여인이 재등장하면서
주인공인 유[니시지마 타카히로]는 어릴때부터 꿈에 그리던 마리아, 요코[미츠시마 히카리]를 만나게 되고
자위니, 레즈비언이니, 남성 심볼의 실루엣이나 팬티 등이 보여지기도 하며 사랑에 대한 것으로 흘러간다.
그 속에 사이비 종교와 어쨌거나의 동성애 혹은 근친상간 등이 녹아든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들리고 느낄 수 있는 것은 ' 이 영화는 참 변태적'이란 것이다.
남자에게 싫증내기를 밥 먹듯 하는 사오리를 좋아하는 신부인 아빠라는 조합은 결코 어울려 보이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매력을 가지는 것은 이미 보여주었던 각자의 과거(상처, 근친상간, 폭력 등)나 
자신이 참회했던 그 죄에 대한 것처럼 변태적 행위에 대한 것에도 용서를 하며 현실을 조롱하고
많은 신자들을 돌봐야 한다며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을 구출하는 것을 도외시하는 신부들을 비난하더니
결국은 사랑으로 향한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진리에 가깝다.
신부도 인간이라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는데 그것을 참회라는 이름으로 일부러 시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고,
변태니 뭐니 하는 것들도 한 인간의 선택일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덧붙여 사이비종교에도 빠지지 말라도 가능한데....
성경의 고린도 전서 13장을 언급하며 사랑타령도 하고...

도대체 일본에는 사이비 종교가 얼마나 판을 치기에 블러디 먼데이 시리즈에서도 그렇고
과거의 지하철 독극물 사건에서도 그렇고 저변을 파고 드는건지...
19세 이상은 호기심만으로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고삐리 이하들에게는 보여주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 

소노 시온 감독의 <러브 익스포져>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단어는 ‘헨타이’(변태)일 것이다.
자신을 품위 있는 변태라고 부르는 주인공 유는 이른바 ‘도촬’(盜撮)이라고 하는 분야에서는 대가가 되어버린 존재이다. 무예를 하듯 우아하게 몸을 날리며 거리를 지나는 여성들의 치마 속을 찍는 그의 모습을 보면 이런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이 같은 ‘변태’를 주인공으로 한 이 영화는, 결코 평범하다고는 할 수 없는 상상력을 마구 뽐낸다는 점에서는 어쩌면 영화 자체가 ‘변태’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유가 변태가 된 사연부터가 예사롭지가 않다. 신부인 유의 아버지는 사랑하는 여인이 떠나버리자 매일 같이 아들에게 그 날 지은 죄에 대해 고해하게 한다. 아버지를 기쁘게 해주겠다는 마음에 유는 실제로 죄를 짓기에 이른다. 절도를 하고 폭행을 일삼다가 결국에 그가 도달한 방향이 ‘도촬’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그의 마음 속에 요코가 들어오게 된다. 그러나 그를 둘러싼 복잡한 상황은 둘의 사랑이 결실을 맺지 못하게 방해한다. 변태적인 영화인만큼 〈Love Exposure〉에는 가족, 종교, 성장, 섹스, 관음증 등에 대한 의심과 질문들이 넘쳐흐르고 번득이는 재기, 기묘한 유머감각, 급작스런 폭력이 분출한다. 여기엔 그러면서도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장악하는 괴력도 있어서 4시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 느껴진다.
영화가 끝날 때 쯤에는 이상한 감동마저 전해져 오는데, 그건 〈Love Exposure〉가 기본적으로는 순정한 사랑에 대한 찬가임을 내내 잊지 않게 만들기 때문이다. (홍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