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ng Still

모범시민 Law Abiding Citizen

©somachoking 마쵸킹® 2010. 6. 15. 18:12
directed by F. 게리 그레이

눈앞에서 아내와 딸의 죽음을 목격하게 된 클라이드 제라드 버틀러.
범인을 잡아 재판을 하지만 실제적 살인범이 풀려나자 클라이드는 좌절한다.
10년의 시간이 흐른 뒤, 범인의 토막난 시체가 발견되자 검사인 닉 제이미 폭스 등은 조사에 착수하며 클라이드를 체포한다.
그러나, 클라이드의 자백을 받아내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독방에 갇힌 상태에서도 클라이드는 변호사, 판사를 비롯한 검사실 직원들까지 죽게 만든다.
잘못된 사법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클라이드의 복수는 차츰 간접 당사자들에게까지 향하는데...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잃은 것도 모자라 살인범과도 협상을 하는 잘못된 사법관행에 대해 복수하는 남자에 대한 영화.
우리와 다르거나, (우리는 드러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보다 비교할 수 없이 심할지도 모르는
미국식 사법제도에 의해 시민권리라는 명분하에 범인이 그냥 풀려날 수도 있음을 잘 보여준다.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 속에 스스로 모든 것을 조달하고 계획하여 실행하는 범죄.
클라이드는 그렇게 가족에 대한 복수를 했고, 끝에는 자신의 계획에 의해 희생된다.

확정되지 않은 용의자 신분으로서의 권리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범죄 가해자로서 확정된 경우에는 제한 속의 기본적 권리만 누릴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범인인 줄 뻔히 알면서도 석방해야 하고, 그 속에서 피해자였다가 가해자가 될 수 밖에 없는 클라이드의 입장은
영화를 보는 내내 그에 대한 동정과 연민 속에 통쾌함마저 맛보게 한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것은 한두명을 처리한다고 해서 기본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질서가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
그 틀이 존재하는 한, 희생자들 또한 희생양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음은 불가피한 선택이련가...

어쨌거나, 영화는 긴장감과 기대 속에 재밌게 잘 끌고 가는데
공권력의 대표인 닉과 그 가족이 제대로 보호되는 것에 대비되며 클라이드가 된 관객은 희생되며 힘을 잃어 버린다.
법질서를 그렇게 중요시했다면 이런 류의 영화를 만들지 말거나,
영화적 재미를 위한 시작이었다면 끝까지 그렇게 지켜 주는 게 훨씬 더 모범시민 없는 '모범시민'이 돋보였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