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범죄를 담당하는 공무원인 에럴은 퇴직 한달여 전까지도 10대 소녀들의 납치에 집착을 보인다.
그들이 실종되고, 각종 범죄의 희생양이 될 것임을 알기에...
동료들이 무시하고,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아도 자신의 업무에 무모할 정도로까지 집착하던 그는
결국 모두가 단순가출이라 결론 내린 실종까지도 희생양이 될 뻔한 소녀를 구하게 된다.
자신의 일에 충실한 공무원.
마냥 자신의 천직인 것 마냥 때로는 집착할 수도 있고, 쉽게 잊어버릴 수도 있다.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30분 전부터 퇴근을 준비하고, 마감시간이 채 끝나지 않았음에도 "다시 오라"고 말하는
그런 공무원들을 많이 보았다.
전부가 아닌 일부라고 하기엔 이 나라의 공무원은 애초부터 그런 생각으로 시작하고, 유지하고 있지는 않는가?
칼퇴근을 위해 공무원이 된다...그런 생각과 인식은 당사자들도, 주변인들도 버리는 그날이 와야 할텐데...
각자의 업무와 그 보람에 충실한 공무원에게 격려를 보낸다.
그런데, 왜 원제는 the Flock인데 트랩이라 붙였을까?
어쩌면, 그런 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하는 이들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유유상종(birds of a feather flock together)의 의미로 썼는지도 모르겠다.
슬픈 제목이지만 주인공은 그런 범죄자들과 같은 무리가 되지는 않았고 우리도 그럴 것이다.
어젯밤, 11시경, 중2 정도의 여학생 둘은 내게 집에 갈 차비를 보태달라고 했다.
집에 전화하고 택시타고 가라고 했더니 (어쩌면 이미 준비된 멘트일지도 모르지만) 집에 아무도 없단다.
순간 놀랐지만, 나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이미 그런 소녀들을 여럿 보았고, 그 누구도 진실성이 보이지 않았기에 도와줄 수 없다고 했다.
내가 보태줄 몇천원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그 돈이 차비가 아닌 다른 용도로 쓰이는 것이 싫다.
그 용도를 내가 볼 수 없음이 더 싫은 것이다.
(설사 원래 목적대로 쓰인다 해도 난 그렇게 된다는 것을 볼 수 없으니...그래서 도와주는 이도 있겠지...
가장 두려운 것은 그들은 정말 순수했는데 내가 도와주지 않아 잘못되는 경우이다.)
그들은 왜 걸어가지 않을까?
어두워서? 멀어서?
그렇다면 왜 그 시간까지 돌아다녔을까?
(이때, 난 예전에 TV에서 했던 '전격Z작전'의 키트라는 무인조종차량을 떠올렸다.
내가 리모콘을 누르면 그 즉시 내가 있는 곳으로 달려오는 그런 차...그랬다면 직접 데려다 줄텐데...)
범죄자를 믿을 수도 안 믿을 수도 없는 것처럼,
직접적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신뢰가지 않는 말에도 그러하다.
다음부터는 112에 전화해서 관할 파출소에서 직접 귀가시키도록 해야겠다.
사람이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세상이다.
슬프다.
'Moving Still'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할로윈:살인마의 탄생 (0) | 2009.05.16 |
---|---|
로스트(Lost) 시즌5 에피소드 16-17 (0) | 2009.05.16 |
푸시 (0) | 2009.05.13 |
매란방 (0) | 2009.05.13 |
인터내셔널 (0) | 2009.05.13 |